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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인가?

posted Mar 08,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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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도 박노석의 그래픽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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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인가? 

  

나는 누구인가? 내가 감방에서 걸어 나올 때 마치 영주가 자기 성에서 나오듯 침착하고, 쾌활하고, 당당하다고 사람들은 말하는데. 

 나는 누구인가? 내가 간수에게 말을 건넬 때 마치 내가 그들의 상관이라도 되는 듯 자유롭고, 친근하고, 분명하다고 사람들을 말하는데. 

 나는 누구인가? 불행한 하루하루를 견디면서 마치 늘 승리하는데 익숙한 듯 평온하고, 미소 지으며, 당당하다고 사람들은 말하는데.   

나는 정말 다른 이들이 말하는 그런 존재인가? 아니면 나 자신이 아는 그런 존재일 뿐인가?

새장에 갇힌 새처럼 불안한 나, 뭔가를 갈망하며 병이 든 나, 보이지 않는 손들이 나의 목을 조르고 있는 듯 헐떡이며 빛깔과 꽃들과 새소리에 굶주리고 친절한 말과 이웃에 목마른 나.

사소한 모욕에도 분노에 치를 떨고 위대한 사건들을 간절히 고대하며 무한히 멀리 있는 친구들을 힘없이 슬퍼하는 나,

기도하고, 생각하고, 만드는 일에 지치고 텅 빈 무기력하게 그 모든 것과 이별할 채비를 갖춘 그런 존재인가?   

 나는 누구인가? 이것인가, 저것인가? 오늘은 이 사람이고 내일은 저 사람인가? 나는 동시에 둘 다인가? 타인 앞에서는 위선자, 내 앞에서는 경멸할 만큼 비통 하는 약자인가?

아니면 이미 성취된 승리로부터 혼돈 가운데로 도망치는, 내 속에 여전히 살아 있는 패잔병 같은 그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 이 고독한 질문이 나를 조롱한다. 내가 그 누구든지, 오 하나님! 당신은 아시나이다. 내가 당신 것인 줄을.. 

 

                             본 훼퍼 " 나치 수용소에서 

Who am I? 

   

Who am I? They often tell me I stepped from my cell’s confinement calmly, cheerfully, firmly, like a Squire from his country-house. 

 Who am I? They often tell me I used to speak to my warders freely and friendly and clearly, as though it were mine to command. 

 Who am I? They also tell me I bore the days of misfortune  equally, smilingly, proudly, like one accustomed to win.   Am I then really all that which other men tell of? Or am I only what I myself know of myself? Restless and longing and sick,  like a bird in a cage, struggling for breath,  as though hands were compressing my throat, yearning for colors, for flowers,  for the voices of birds,  thirsting for words of kindness, for neighborliness,  tossing in expectation of great events, powerlessly trembling for friends at an infinite distance, weary and empty  at praying, at thinking, at making, faint, and ready to say farewell to it all? 

 Who am I? This or the other? Am I one person to-day and to-morrow another? Am I both at once? A hypocrite before others, and before myself a contemptibly woebegone weakling? Or is something within me still like a beaten army, fleeing in disorder from victory already achieved?   Who am I? They mock me, these lonely questions of mine. Whoever I am, Thou knowest, O God, I am Thine! 

 

                                                                 by Dietrich Bonhoeff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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