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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초기의 선교사 호레이스 알렌 이야기

posted Feb 07, 2022
조선 초기의 선교사 호레이스 알렌 이야기

 

 
그는 1858년 4월 23일 오하이오 주 델라웨워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1883년 5월에 같은 의대 동급생인 프란시스 메신저와 결혼해서 같은 해에 중국선교사로 북경으로 파송을 받습니다. 그런데 알렌 선교사의 성격이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성격이었기 때문에 중국 사역이 원만하지가 않았습니다.

 

그러던중 한국의 여러 외국 공관들과 세관에서 의사를 절대적으로 필요로 한다는 소식을 듣고 본국 선교부에 말을 해서 한국으로 오게 됩니다. 그러니까 알렌이 조선에 들어온 공식 명목은 외국인들을 위한, 외교관들을 위한 ‘공의’로 들어온 것입니다.

 

그래서 결국 1884년 9월 20일 미국 북장로교회의 파송을 받고 의사 선교사 알렌이 제물포로 도착합니다. 미국 공사관 푸트는 알렌을 공사관의 의사로 임명했고 이 이유로 알렌은 합법적으로 한국에 거주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선교에는 매우 많은 제약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알렌이 조선 왕실과 아주 친밀하게 연결되는 사건이 그해 12월에 일어납니다. 바로 ‘갑신정변’입니다. 후에 언더우드는 이 갑신정변을 하나님의 ‘거룩한 섭리’라고까지 했습니다.(자료2)
 
갑신정변은 당시 개화파의 주요 인물이었던 김옥균, 박영효, 홍영식, 서광범, 서재필(자료3) 등이 모의하여 1884년 10월 4일 조선에서 처음으로 근대식 우편 제도를 시행할 우정국 건물을 완성하고 낙성식을 하는 피로연을 기점으로 수구파들을 모두 제거하려고 일으킨 사건입니다.
 
이때 수구파의 거두이면서 명성황후의 조카인 민영익(자료4)도 전신에 칼을 일곱 군데나 맞아 혈관이 끊기는 등 깊은 상처를 입고 생명이 위독하게 됩니다. 궁에서 어의가 와서 애써 보지만, 끊어진 혈관과 찢겨진 몸을 한방 의술로는 어찌할 수가 없어서 대부분 민영익이 죽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미국 공사 푸트의 부름으로 의사 알렌이 도착합니다. 그리고는 명주실을 이용해서 그 끊어지고 갈라진 몸을 꿰매고 상처에 약을 발라줍니다. 처음 나흘 동안은 하루에 2시간씩 8시간밖에 자지 않으면서 민영익을 돌보았고 그리고는 3달간을 더 간호했습니다. 여러분 어떻게 됐을 것같습니까? 당연히 민영익은 완쾌가 되었습니다. 후에 민영익은 알렌에게 ‘우리 백성은 당신을 위대한 의사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당신이 아메리카에서 온 것이 아니고 이 사건을 위해 하늘에서 내려왔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칭송했습니다. 더군다나 이미 민영익은 미국에서 만난 가우처 박사로 인해서 기독교에 대해서 어느 정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알렌으로 인해 기독교에 대해서 더 호의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이 일을 계기로 알렌은 고종황제와 명성황후와 매우 가까운 관계를 맺게 됩니다. 그러면서 그는 병원을 세울 계획을 세우는데 그는 개인적으로 조선 정부에 청원하지 않고 외교적인 채널을 통해서 병원설립을 허락받습니다. 여기서도 알렌의 성격이 드러나는데 그는 절대로 합법적인 범위안에서만 행동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결국 이런 알렌의 조심성 때문에 후에 언더우드와 깊은 갈등을 겪게 됩니다. 하나님은 참 다양한 사람들을 모두 사용하시는 것 같습니다.
 
조선왕실에서는 갑신정변의 주역이었던 홍영식을 참수하고 그의 집을 알렌의 병원으로 내어줍니다. 물론 이런 과정에는 민영익이라는 든든한 후원자가 있었습니다. 이런 여러 가지 정황을 볼 때 민영익이 미국에서 가우처 박사를 만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 하나님의 섭리라고 생각이됩니다.
 
 
이처럼 여러 가지를 기회로 알렌은 왕과 관리들의 협조아래 1885년 4월 9일 ‘광혜원’(자료5)이라는 진료소를 개설합니다. ‘널리 많은 사람에게 은혜를 베푼다’는 의미인데, 2주 후에 다시 이름을 ‘제중원’으로 바꾸게 됩니다.
 
언더우드가 목사로서 처음 입국하자마자 일하게 된 곳도 바로 이 제중원이었고 이곳은 아직 선교의 자유가 없던 시절에 선교사들이 때를 기다릴 수 있는 합법적인 거처가 되었습니다. 이 제중원은 후에 알렌과 같은 오하이오 주의 부호 루이스 세브란스가 두 차례에 걸쳐 1만 5천달러를 기증해 다른 장소로 증축해 나가면서 ‘세브란스 병원’으로 발전해 나갑니다.
 
천주교는 1784년 이승훈이 북경에서 영세를 받고 조선에 들어오면서부터 100년간 무군무부의 종교라며 박해를 받으면서 1만명이 이상이 죽었습니다. 반면에 기독교는 선교 초기부터 왕실의 보호를 받으면서 애국충군의 종교로 사람들에게 여겨졌는데 거기에는 호레이스 알렌 선교사가 첫 단추를 잘끼었기 때문입니다. 그가 선교본부로 제중원을 세우고 선교사들의 공식적인 거처를 마련한 점은 굉장히 높이 평가해야 합니다
그런데 제가 미리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선교사들도 모두 사람입니다. 우리가 그들을 너무 극단적으로 미화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공적이 있지만 우리와 똑같이 연약한 사람이라는 것을 우리가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합니다.(자료6) 그러다 보니까 초대 선교사였던 알렌과 헤론, 언더우드간에 인간적인 갈등이 굉장히 심각했습니다. 그 이유는 대부분이 주도권싸움, 자존심 싸움이었는데 나중에 언더우드는 조선에 온지 2년이 채못되어서 같은 장로교 선교사였던 헤론과 함께 장로교 선교사 직을 그만두고 감리교 선교회로 가려고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알렌 역시 알렌 나름대로 너무나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으면서 선교사직을 그만두고 싶어했습니다. 한해에 만 명 이상의 환자를 치료하고, 잠이 막 들려고 하면 궁궐에서부터 호출이 옵니다. 그러며 어쩔 수 없이 정장을 하고 영하의 일기에 몇 마일씩 시내를 횡단해 허겁지겁 가보면, 왕자가 잠이 오지 않아서 이야기나 할 양으로 알렌을 부른 것입니다. 그런데 더 기가막힌 건 알렌이 도착할 때즘이 되면 왕자는 자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 알렌은 집으로 돌아올 수도 없습니다. 옆방에서 왕자가 깨기까지 기달려야 합니다. 성격이 예민한 알렌에게 이런 일상은 아마 견디기 힘들었을 겁니다.
 
그런데 마침 조선정부로부터 좋은 제의가 들어옵니다. 1887년 8월 고종이 미국으로 박정양을 주미전권 공사로 임명해서 보내야 하는데 영어를 제대로 하는 사람이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알렌은 왕실하고도 친분이 있고, 영어와 한국어도 어느정도 하기 때문에 박정양의 자문 역할, 즉 한국 공사관 서기관으로 알렌을 지목한 것입니다. 바로 이 시기가 언더우드과 헤론이 장로교 선교사직을 그만두고 감리교 선교사로 일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던 시기였는데 알렌이 먼저 선교사직을 그만두고 조선 외교관의 임무를 띠고 미국으로 가게 됩니다. 그러면서 선교사들간에 갈등의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이 되었지만 이것 때문에 알렌의 정체성을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도대체 알렌이 선교사냐, 외교관이냐는 의심입니다. 왜 선교사가 선교는 안하고 외교관일을 하고 있느냐라는 질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알렌의 외교관직이야 말로 알렌의 모든 재능과 적성을 고려한 선교라고 생각합니다. 그가 외교관의 신분으로 조선사람들에게 언더우드나 다른 선교사들 만큼 복음을 전하지는 않았습니다. 또 존 헤론처럼 조선 백성들을 극진히 사랑한 것같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그의 외교적인 행동 하나 하나에는 조선 정부에 대한 깊은 사랑이 담겨져 있었습니다.(자료7)
 
 
예를 들어 알렌이 1887년 8월에 박정양과 함께 미국으로 가려고 할때 청나라의 원세개가 가로막았습니다. 어디 조선이 감히 청나라의 허락도 없이 외국에 공사를 보내냐는 것입니다. 조선정부와 관리들이 주춤거릴 때 알렌이 고종을 직접 알현하고, 러시아와 미국정부와 협력해서 결국 공사를 미국에 보냅니다.
 
미국에 도착하자 청나라에서 ‘영약삼단’이라는 것을 들먹이면서 조선의 공사는 워싱턴에 도착하면 미국 대통령을 만나기 전에 청국 공사인 장음환을 먼저 만나라고 윽박지릅니다. 그때 박정양이 기가 죽어서 알겠다고 하자 알렌이 단호하게 거부합니다. 처음부터 청나라에 끌려다니면 조선의 자주외교가 힘들어 진다는 이유때문입니다. 알렌은 단호하게 박정양을 데리고 미 국무성으로 가서 국무장관 베야드를 접견하고, 이어 클리브랜드 대통령을 만나게 됩니다.
 
알렌은 이처럼 2년간 미국에서 한국 영사관의 외국인 서기관으로서 일을 보면서 청국의 끈질긴 간섭의 기도를 막아주는 역할을 해줌으로써 서양 선교사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조선에 심어주었습니다. 이것이 선교사 아니면 무엇입니까? 그러던중 1889년 그는 한국 공사 서기관직을 그만두고 1890년 7월에 이번에는 미국 정부로부터 주한 미국 공사관 서기관에 임명되어 다시 한국에서 외교관직을 시작합니다. 이제는 미국의 입장에서 외교관직을 하는 것인데 조선 정부에서는 매우 반가웠습니다.
 
그러던 중 1895년 10월 을미사변이 일어난 것입니다. 구한말 일본의 정책중에 ‘3인 정책’이라는 것이 있었습니다.(자료8)
 
 
일본의 대외정책을 위해서 나콜라스2세, 이홍장, 명성왕후 세명을 반드시 죽여야 한다는 정책입니다. 니콜라스 2세와 이홍장은 실패했지만(자료9), 미우라 고로를 주축으로 일본 낭인들이 조선의 궁을 당당히 열고 들어와서 조선의 왕후를 칼로 베어 죽인 후 불로 태워 그 시신까지 욕보인 사건이 을미사변입니다. 이 황당한 소식을 듣고 제일 먼저 고종에게 달려온 사람은 조선의 관리들이 아닌 알렌이었습니다. 오히려 조선의 내각은 알렌이 고종에게 가는 것을 방해했고, 그것을 밀치고 알렌과 러시아 공사 웨베르가 고종을 알현합니다. 이때 고종이 알렌의 손을 잡고 설음에 복받혀 흐느끼며 우셨다고 합니다. 너무나도 분노한 알렌은 인천에 있던 미 해병을 입경시킵니다. 그리고 그날 오후 3시 반에 구미 외교관들과 더불어 일본 공사 미우라를 만나 사태에 대한 해명을 강력하게 요구하게 됩니다.
 
 
저는 교회사를 공부하는 분들이 알렌을 욕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알렌의 이런 행동이 선교사 아니면 무엇입니까? 고종이 알렌의 손을 붙잡고 울었습니다. 직접적으로 복음을 전했는지 안했는지는 모르지만 알렌같은 분들의 노력으로 인해 조선에서 서양선교사들이 그만큼 대우받으면서 인정받으면서 사역하신거 아닙니까? 꼭 신학을 공부하고, 복음을 전하는 것 만이 선교는 아닙니다. 기독교인으로서 선교지에서 현지인들을 사랑하며, 그들의 위해 희생하면 사는 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선교인 것입니다.
 
그로부터 10년간 알렌은 미국 외교관의 역할을 수행하다가 1905년 3월 29일에 미국의 대통령 루즈벨트(그림10)로부터 전격 해임을 당하는데 그 행임의 이유가 뭔지 아십니까?
 
미국외교관으로써 너무지나치게 한국편에 있고, 일본에 대해 편향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는 이유였습니다. 이 당시 이미 미국은 1905년 7월에 일본과 가쓰라-테프트 비밀조약을 맺은 상태였습니다. 미국이 필리핀을 식민지화하고, 일본이 조선을 식민지화하자는 서로의 조약입니다. 그런데 이 비밀조약 이후에 알렌같은 친한국적인 외교관이 거슬렸던 것입니다. 결국 알렌은 한국에 거주한지 20년 6개월 만에 본국으로 소환을 당합니다. 고종황제가 미국정부에 알렌을 좀 더 유임해 달라고 말하지만 거절당합니다.
 
1905년 6월 알렌은 한국을 떠나면서 슬픔에 잠겨 이렇게 말했습니다. ‘I fell with Korea' 나는 한국과 함께 쓸어졌다...
 
쓸어져 가는 한국의 모습을 누구보다고 가까이에서 본 분이 알렌입니다. 선교사들은 모두 자기들 나름대로 영혼구원과 교육, 의료 사업에 힘쓸 때, 조선이 가장 정치적으로 처참할 때 조선이 열강으로부터 온갖 수모를 당할 때 함께 있던 사람이 알렌입니다. 그래서 알렌은 떠나면서 ‘나는 한국과 함께 쓸어졌다’는 비통한 말을 남긴 것입니다. 여러분 전도를 할 때 복음만 제시하고, 그것을 강요한다고 선교가 아닙니다. 지하철이나 명동에서 고래 고래 고함을 치르면 ‘예수 천국, 불신 지옥’을 외치는 것은 선교가 아니고 폭력입니다. 그런 모습을 보고 누가 주님께 마음을 열겠습니까? 저부터도 기분이 나빠집니다. 알렌처럼 대놓고 복음은 전하지 않았지만 차라리 진심으로 이웃을 사랑하고, 섬기고, 그들의 위해 희생하는 것이, 그리고 기도해주는 것이 선교일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어디를 가나 그리스도의 향기를 진동케 하는 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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