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향 바꾸기 <누가복음 24:32-35>
오늘 하루 더 예수님의 부활에 관한 이야기를 보려고 합니다.
예수님의 고난에 대해서는 최소한 7일 동안 생각하는데
부활주일 하루만 부활을 생각하는 것은 좀 아쉽잖아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자 제자들은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어떤 제자들은 예루살렘에 숨었고 어떤 제자들은 아예 성밖으로 빠져나갔지요.
오늘 말씀에 나오는 제자들이 그런 경우입니다.
그들이 길을 가던 중에 예수님께서 나타나셔서
함께 걸어가시면서 그들에게 구약성경을 풀어주십니다.
그 때 이미 그들의 마음이 뜨거워지기 시작했지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예수님과 함께 빵을 떼자 그들의 눈이 열렸습니다!
이제 그들은 발길을 예루살렘으로 돌립니다.
그리고 다른 제자들을 찾아가 예수님을 만난 이야기를 하지요.
이제 새로운 모험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가던 길에서 방향을 돌이켜 다시 예루살렘을 향해 가는 제자들의 모습을 보니
옛날에 봤던 '쿼바디스'라는 영화가 생각납니다.
(많이들 보셨지요?^^)
영화의 배경은 네로황제의 기독교 박해때인데요,
로마에서 빠져나와 다른 곳으로 가던 베드로에게 예수님께서 나타나십니다.
예수님은 로마쪽으로 가고 계셨지요.
베드로가 "쿼바디스 도미네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라고 여쭙자
예수님께서는 "네가 나의 양들을 버리므로 내가 다시 십자가에 달리러 로마로 간다."라고 말씀하십니다.
그 이야기를 들은 베드로는 곧장 방향을 돌려 로마로 돌아가지요.
그리고 로마군에게 잡혀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 순교합니다.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은 방향을 바꾸는 것입니다.
내가 나의 주인이 되어 살던 삶에서 방향을 바꾸어
예수 그리스도를 나의 주인으로 모시고 사는 것이지요.
그것이 바로 '회개'입니다.
울며 뉘우치고 후회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삶의 방향을 바꾸는 것입니다.
우리들은 방향을 바꾸어 걸어가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물론 늘 씩씩하게 걸어갈 수는 없을지도 모릅니다.
속도가 무지 느릴지도 모릅니다.
때로는 망설이기도 하고
때로는 불안해하기도 할 것입니다.
때로는 뜨겁겠지만 때로는 미지근할 것입니다.
자주 넘어지기도 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방향만큼은 바꾸었습니다.
우리는 다시 일어나 한걸음 한걸음 내딛습니다.
옆에 있는 믿음의 동료들과 손을 잡고 걸어갑니다.
속도는 느릴지언정 뒤돌아서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이 길 끝에는
우리의 주님께서 기다리고 계실 것입니다.
장영기 목사 (한국의 함께걷는 교회를 담임하는 침례교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