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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의 수요일과 사순절 소고(小考)

posted Mar 13,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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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의 수요일과 사순절 소고(小考)

 

"언니, 우리 교회 주보에 'Ash Wednesday'라며 모두 엄숙하게 지키라는 예전에 볼 수 없던 문구가 있던데 그것이 우리 신앙생활에 중요한 의미가 있나요?" "글쎄, 우리 개신교에서는 별 중요한 의미를 부여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요즘은 다종교 문화가 대세인지라 아마 개신교에서도 천주교의 형식을 이전보다 더 많이 따르려는 것이겠지." 장로교회를 다니는 여동생과의 전화 내용이다. 그렇다.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이나 사순절, 그 자체를 나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주님께서 십자가를 지신 그 고통의 순간을 잊지 말자고 다짐하는 뜻의 기념일을 나무랄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480e23836a3b5bc79a720057cd8f90a1_1488812569_28.jpg다만, 천주교회에서 하는 모든 절기를 무조건 따라하는 개신교회가 늘어나고 다른 교회가 다 하니까 우리 교회도 해야 한다고 하는....내면을 가다듬기보다는 형식을 중요하게 여기는 일, 사순절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김질하기보다는 거의 우상숭배에 가까운 행태를 성도님들이 알게모르게 도입하고 점차 물들어가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과 십자가를 이마에 긋기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사순절의 참된 의미는 무엇일까?  지금부터라도 잘못된 형식과 외적 지향적인 신앙생활의 결과물에서 벗어나 사순절의 진정한 의미를 되찾을 수 있다면 좋겠다.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과 그 의미 

"'재의 수요일'은 사순 시기를 시작하는 날이다.  교회가 이날 참회의 상징으로 재를 축복하여 신자들의 머리에 얹는 예식을 거행하는 데에서 '재의 수요일' 이라는 명칭이 생겨났다. 이 재의 예식에서는 지난해 '주님 수난 성지 주일'에 축복한 나뭇가지를 태워 만든 재를 신자들의 이마나 머리에 얹음으로써, '사람은 흙에서 왔고 다시 흙으로 돌아간다.'(창세 3 : 19참조)는 가르침을 깨닫게 해준다. -'매일의 미사' 중에서. 

 성경에서 인간은 흙(dust)으로 창조되었다고 말씀한다. 흙에서 나왔기에 다시 흙으로 돌아간다는 말은 맞다. 그런데 재(Ash)와 흙(dust)과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인가? 억지해석일 뿐이다. 재를 태워 이마에 십자가를 긋는 것으로 회개의 상징이 된다고 하니, 개신교에서 자란 나의 눈에는 어이없는 우상숭배로밖에 보이질 않는데, 문제는 그런 형식을 따라 한 줌의 재를 가지고 이마에 십자가를 긋는 개신교회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사는 지역에도 얼마전에 어느 유명한 목사님이 재는 아니라지만, 기름을 가지고 이마에 십자가를 긋는 예식을 자신도 하고 다른 이에게도 강조하여 물의를 빚은 것을 안다. 이렇게 절기에 치우치고 형식에 치우치는 것이 예수님을 따르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탓에 결국은 이단에게 핍박할 빌미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십자가를 마음속에 새긴다면 또 모르겠지만...유행을 따라 행하는 것이 과연 우리(성도)가 행할 일인지.... 

 금식(禁食)과 금육(禁肉 ) 

‘재의 수요일’에 모든 신자들은 금식재와 금육재를 의무로 지킨다. 금식재[禁食齎]란 아침식사를 하지 않고 점심식사는 평소대로 하되 저녁식사는 요기 정도만 하는 것을 말한다. 금육재[禁肉齋]란 육식을 하지 않는 것을 말하며, 재의 수요일과 모든 금요일에 지켜야 한다. 금식재는 만 18세 이상 60세까지, 금육재는 만 14세부터 죽을 때까지 지킨다. ​ 

 가톨릭 신자가 금식재와 금육재를 동시에 지켜야 하는 날은 ‘재의 수요일’과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 박혀 숨을 거둔 ‘주님 수난 성금요일’, 이틀이다. 십자가의 길: 천주교 성당이나 성지에 가면 예수의 수난을 소재로 한 14개의 조각을 볼 수 있다. ‘14처(處)’라 불리는 이 미술품은 가톨릭 신자들이 가장 많이 바치는 기도 중 하나인 ‘십자가의 길’을 위해 설치된 것이다.

 ‘십자가의 길’(Via Dolorosa)은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박히고 무덤에 묻히기까지의 14개 사건을 묵상하는 기도이다. 이 기도는 1-2세기 신자들이 빌라도 관저에서 골고타 언덕까지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를 지고 지나간 길을 따라 걸으며 기도한 데서 비롯되었다. 십자가의 길 기도는 아무 때나 할 수 있지만, 특별히 사순시기 매주 금요일과 성 금요일에 하도록 권고된다.  - [사순절, 사순시기 의미] 중에서 

 이마나 머리에 재를 뿌리는 형식, 그리고 자원하는 마음으로가 아닌, 교회의 법으로 제정하고 의무로 금식을 해야하는 것이 과연 주님이 기뻐하시는 금식일까? 안타깝게도 성경은 그렇게 말씀하고 있질 않다. "여호와의 말씀에 너희는 이제라도 금식하고 울며 애통하고 마음을 다하여 내게로 돌아오라 하셨나니 너희는 옷을 찢지 말고 마음을 찢고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로 돌아올지어다 그는 은혜로우시며 자비로우시며 노하기를 더디 하시며 인애가 크시사 뜻을 돌이켜 재앙을 내리지 아니하시나니" (요 2: 12-13)  

 그렇다. 우리는 이 사순절의 참된 의미를 바로 알아야 한다. 사순절이 되면 그리스도의 그 모진 고난을 기억하면서 내가 지은 죄를 회개하고(진심으로, 마음을 찢는 듯) 이웃의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형식과 절기에 얽매이고 마음은 따로라면....주님의 마음이 얼마나 답답하실까? 

 

나는 아주 오래 전, 크리스천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가 보고 싶은 곳, 예루살렘 성지를 둘러 볼 아주 좋은 기회를 얻게 된 적이 있었다. 모든 순례객이 다 그러하겠지만, 예루살렘의 수많은 성지중에서도 특별히 우리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고 올라가셨다는 전설이 담겨 있는 숭고한 길,“비아 돌로로사”를 따라 걸으며 올라 가 보고 싶었다. 그러나 그곳에 직접 가 본 결과, 안타깝게도 “비아 돌로로사”는 더는 그 고귀한 십자가의 길, 순결한 "눈물의 길"이 아니었음을 보고 참으로 유감스러운 맘 금할 길 없었다. 

 “비아 돌로로사(Via dolorosa)”란: 

 “비아 돌로로사” 란, 원래 라틴 어로 “슬픔의 길”, “눈물의 길”이란 뜻이 담겨 있다. 이 길은 본디오 빌라도에게 재판을 받으신 곳으로부터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로 향해 걸으시던 약 800m의 길, 그리고 골고다에서의 십자가 처형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을 말하고 있다.이 길은 복음서에 근거한 역사적인 길이라기보다는 순례자들의 신앙적인 길로써 14세기 “프란체스카” 수도사들에 의해 비로소 확정된 길이며 18세기와 19세기 이후, 고고학 발굴을 통하여 일부는 확증된 장소이기도 하다. 오늘날, 순례자들이 걷는 이 길을 따라 ‘프랜체스카’ 수도원 측에서는 14개의 처소를 세워 놓고 예수님의 행적을 기념하고 있었다. 

 순결한 눈물의 길 “비아 돌로로사(Via dolorosa)” 

 

존귀하신 하나님의 아들이 벌거벗기운 채, 

갈기갈기 찢기셔야만 하는 고난의 길, 

갈보리 산을 향해 끌려가는 눈물의 길, 

 

언약의 살을 찢는 대못은 뼛속 깊이 파고들어, 

상처에서 흘러나온 검붉은 핏덩이 위에는 

 사막의 파리떼가윙윙대며 들러붙습니다. 

 

‘네가 그리스도여든 십자가에서 내려와 

 너도 구하고 우리도 구하라!’(눅23: 39) 

같이 달린 비루한 행악자의 조롱과 야유, 

유대인들의 침 뱉음과 멸시, 

 

이글거리며 타오르는 불볕 태양 아래 

 사정없이 몰아치는 사막의 모래 바람은 

 갈증을 더욱 부채질하고, 

‘목마르다!’ 

절규하시는 성자 하나님의 메마른 입술엔 

 물 대신 쓰디쓴 신 포도주가 주어졌습니다. 

 

‘아버지여 저들을 용서하여 주소서.’ 

그리스도의 그 

 화해의 눈빛, 

사랑의 눈빛, 

용서의 눈빛은 외면되어지고 

 가시로 엮은 면류관에 찔려 흐르는 선혈 

피눈물 되어 두 뺨을 적시고 있습니다. 

 

많은 황소들과 바산의 힘센 소들과(시편22: 12) 

개들이 (시편22: 16) 둘러 진쳤으며, 

악한 무리가 수족을 찌르고 

 그분의 겉옷과 속옷마저 찢어 나누며 

(시편22:18)낄낄거리는 데, 

 

그리스도께서 

“포기하겠노라.” 한마디만 하시면… 

그 치욕의 십자가를 당장 박살 내어 버리려고 

 하늘에는 12 영이나 더 되는 천군 천사들이 

 항오를 펼치고 기다려 섰습니다. 

 

‘아바, 아버지여,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세상의 모든 죄악을 한몸에 걸머지신 그분은 

 영과 육이 분리되는 고통보다, 십자가에서 찢기는 고통보다 

 성부 하나님께로부터 버림받는 그 순간이… 

가장 큰 고통의 순간이요, 모진 형벌의 순간이었습니다. 

 

캄캄한 하늘을 찢어 놓을 듯 흑암을 가르고 번득이며 

 달리는 번갯불과 천지를 뒤흔드는 천둥소리는 

 사랑하는 아들을 외면해야만 하고, 

희생제물로 내어 준 어린양으로부터 고개를 돌려야만 하는 

 성부 하나님의 신음 소리요, 피맺힌 절규임을 

 아는 사람은 그 누구도 없었습니다. 

 

“다 이루었다.” 

사탄에게 속박되어 끌려가는 너와 나의 죄, 

억겁의 쇠사슬을 끊어내고 

죽음의 형벌에서 해방 시켜주기 위해 

 피눈물 흘리며 걸어 가셨던 길, 

순결한 길 “비아 돌로로사”입니다. 

 변질된 “비아 돌로로사(Via dolorosa)”  

좁은 시장골목인 예루살렘의 올드시티에서 벽에 숫자로 표시되어 있는 14개의 장소는,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고 오르시다 쓰러지셨다고 표기된 곳, 여인들이 땀을 닦아 주었다고 표기된 곳, 예수님의 발자국이 닿았다고 하여 발자국이 파여져 있는 바위를 가져다 놓은 곳도 있었다. 좁은 길 양편에는 각종 싸구려 품목들이 즐비하게 쌓여져 있었고, 순례객들의 주머니를 노리는 장사꾼들의 눈은 탐욕으로 번득거렸다. 이것을 바라보며 필자는 이 거룩한 길, “비아 돌로로사"의 진정한 의미, 예수님의 숭고한 고통이 느껴져 울기보다는 장사꾼들의 찌든 상혼에 가슴이 찢어져 마음속으로 울고 또 울었다. 

 예수님 당시, 성전에서 매매하던 자들을 향해서 “만민이 기도하는 집을 도적의 굴혈로 만들었다”고 책망 하시며 장사꾼들을 향해 채찍을 휘두르신 주님의 얼굴도 떠올랐다. 그랬다. 이 길은 더 이상 순결한 하나님의 어린양, 그리스도의 피와 땀으로 얼룩진 숭고한 그 “비아 돌로로사”가 아니었다. 

 거룩하고 순결해야만 하는 그 길은 이미 사라져 버렸고, 이제 각종 이권에 얼룩지고 타락하고 변질해 버린 길, 도적과 강도의 굴혈같이 더러운 길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지금 우리 주님이 오셔서 이런 상태를 바라보신다면,주님은 과연 무엇이라고 말씀을 하실 것인가…,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현상은 비단 예루살렘의 “비아 돌로로사” 뿐이 아닐 것이다. 변질한 현대 교회들과 변질한 성도들의 영적 상태로 비교해 볼 수도 있다. 그리스도를 향한 순결한 믿음을 저버리고, 각종 이권과 육신의 안목과 이생의 자랑, 육신의 정욕 등, 온갖 죄악의 잡동사니들로 가득 채우고 타락하고 변질해 버린 교회들, 이름뿐인 목회자들, 이름뿐인 신자들의 마음속과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나는 이 범주를 벗어 난 사람, 거룩한 성도이기에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저라는 사람 역시 알게 모르게 변질되어가고 있으며, 같은 병을 앓고 있기에, 한없는 사랑과 연민의 정으로 가슴앓이를 하는 것이라 고백해야 옳을 것이다. 

 우리가 회복해야 할 “비아 돌로로사(Via dolorosa)” 

 회복하려면 쇄신이 필요하고, 쇄신하기 위해서는 파괴가 필요하다. 먼저, 현지에 세워진 그 웅장한 ‘프란체스카’성당부터 파괴되어야 한다. 예수님과 마리아를 대명 한다는 각종 현란한 주상들이 모두 홰파되어야 하며, 길 주변에 산더미처럼 쌓아둔 모든 잡동사니를 깨끗이 치워 버려야 한다. 인간의 꾸밈으로 그리스도의 고난의 길을 묘사할 수 없다. 성령님께서 친히 일하시도록 길을 내어 드려야만 한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은 화려함도 아니고 웅장함도 아니며, 신부로서의 순결함일 것이다. 하물며 한줌의 재로 이마에 십자가를 긋는 우상숭배적 행위로 변질된 교회이겠는가? 

 주님께서 두 번 오셔서 찾으시는 교회는, 웅장하고 큰 대형교회도 아니며 그렇다고 하여 무조건 작은 교회여야만 하는 것도 아니며, 작건 크건 상관없이 그리스도의 보혈로 깨끗해진 신부로서 정절을 지키는 순결한 교회일 것이다. 주님께서 다시 오셔서 찾으시는 성도는, 순결한 믿음을 소유한 영혼, 모든 죄악의 길에서 떠나 돌이키고 눈물로 애통하며 회개하는 영혼일 것이다. 그것 때문에 “비아 돌로로사”가 존재하는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사람이 보기에 좋은 것보다 그리스도의 참뜻을 이해할 수 있도록 차라리 그곳이 황량한 빈들이었드라면 더욱 은혜가 되었을 것이다. 이 사순절 기간에 진정한 의미의 “비아 돌로로사”가 이스라엘 성지에도, 내 마음속에도, 다시금 회복되어지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기도드려 본다. 그렇다. 우리는 이제라도 형식에 치우친 모든 것을 버리고 마음을 찢어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회개가 아니겠는가? 성경은 말씀하고 있다. 너희가 마음을 찢고 주께 돌아오라고...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을 인함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을 인함이라  그가 징계를 받음으로 우리가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음으로  우리가나음을 입었도다 우리는 다 양 같아서 그릇 해하여 각기 제 길로 갔거늘 여호와께서는 우리 무리의 죄악을 그에게 담당시키셨도다 이사야 53:5-6)

 

출처: 목양연가/글: 최송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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