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한국을 대비한 교회모델


 

최소 1천개 이상 통일한국 교회 모델 세워야


 



분 단 전 3천여 교회가 있던 북한 땅에 통일 이후 재건할 교회는 어떤 모습이 돼야 할까. 통일 시대를 준비하며 교회, 교육, 정부, 가정, 예술/연예, 미디어, 비즈니스 등 북한사회 전반적인 영역을 변화시키기 각 영역 기독 전문가들이 모인 ‘변혁한국 컨퍼런스’에서 북한교회 재건을 위한 설립, 운영 등에 관한 방향과 실천방안 등이 논의됐다.

7일 할렐루야교회에서 ‘북한교회 재건의 비전’을 주제로 열린 오전 선택세션에서 세계변혁운동 국제대사이자 변혁한국 고문인 김상복 목사는 “과거 한국교회가 연합하여 북한교회 재건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했지만, 한국교회와 북한사회 모두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계획안의 수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또 이를 위해 교단별, 교파별로 분열된 한국교회가 ‘북한 복음화’를 위해서 만큼은 하나 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k2.jpg김 목사는 “분단 후 67년 동안 남한교회는 어느 교회를 막론하고 예배시간에 북한 복음화를 위해 기도해 왔다”며 “통일과 북한 복음화는 암묵적으로 한국교회의 마지막 과제로 인식돼 왔다”고 말했다. 그는 1990년대 북한정권이 곧 무너질 것으로 예상하고 1997년 이미 한국교회가 북한교회 재건을 위한 합의된 계획을 도출했고, 통일한국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훈련을 실시해 지금의 많은 기독교 통일운동가들을 배출했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하나님이 갑자기 북한의 문을 열어주셨을 때 한국교회의 합의된 계획이 없다면 교단마다 모조리 뛰어올라가서 서로 경쟁적으로 북한에 교회를 세워나갈 것”이라며 “북한 사람들이 그런 모습을 보고 ‘저것이 기독교라면 너희들끼리 잘 믿어라’고 할 것이 뻔하다”고 말했다. 이에 당시 개신교를 대표하는 양대 연합기관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소속 대다수 교단 대표들은 1997년까지 북한교회 재건운동 계획을 수립했다. 계획안에 따르면 한국교회의 통일정책, 북한 복음화 방안 등과 함께 무너졌던 북한의 3천개 교회부터 다시 일으키기 위해 예장합동, 예장통합이 각각 660개 교회, 침례교가 100개 교회, 해외 한인디아스포라교회가 150개 교회 등을 맡는 등 구체적인 계획을 다루었다. 또 캠퍼스선교단체들은 1백여 개 북한대학 중 어느 대학을 맡는지 등에 대해서도 논의됐다.

김 목사는 “그러나 17년이 지난 지금도 북한은 무너지지 않았다”며 “그 동안 국내에 탈북민이 2만5천명이나 들어왔고 북한 지하교인도 30여만 명으로 추정되며 북한 공식교인도 1만3천 명이 되었다”고 말했다. 한국교회도 17년 전보다 더 분열된 상황에서 그는 “과거 북한의 3천 교회 재건 등에 대한 계획을 다시 업그레이드 할 것인지, 변화된 환경에 따라 새롭게 논의해야 할 지 이를 위해 한국교회 전체가 모여 합의점을 만들고 구체적인 계획을 논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교회 재건을 위한 세부 계획의 수정은 불가피하지만 당시 대부분 교단 대표자들이 합의한 ‘연합의 원칙’, ‘단일의 원칙’, ‘독립의 원칙’ 등 세가지 원칙은 세월이 지난 지금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합의 원칙은 북한교회 재건 및 북한 복음화를 위해 한국교회가 하나로 연합해야 한다는 원칙이며, 단일의 원칙은 250개 이상의 한국 교단 이름으로 북한에 교회를 세우지 않는다는 원칙이며, 독립의 원칙은 자립적이고 독립적인 북한교회를 세운다는 원칙이다.

김상복 목사는 특히 단일의 원칙에 대해 “남한에 250개 이상의 교단이 있다는 것은 우리의 큰 약점이고 실수”라며 “북한에서는 더 이상 남한교회의 수치를 반복하지 않도록 교단 이름을 붙이지 않기로 합의했다”며 당시 모두가 하나되기를 원하는 간절한 소망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복음화 운동을 앞으로 젊은 세대가 이끌어가야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먼저 배고픈 북한 주민을 위한 지원, 통일정책 수립, 하나님 나라의 관점에서 북한 지역사회 개발 운동의 세가지 사역을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북한에 교회만 세울 것이 아니라 교사, 농사 전문가 등 각 영역의 전문가들이 팀을 이뤄 북한 지역을 개발하고 경제발전에까지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날 패널에는 한기총 청년대학생부위원장과 평양대부흥 1백주년을 재현하기 위한 ‘어게인 1907’(Again 1907) 행사 공동대표를 역임했던 임석종 목사와 탈북민으로서 한국에서 탈북민과 한국인 대상 목회사역을 하고 있는 마요한 목사, 사랑의교회 북한사랑의선교부 하광민 목사가 참여했다.

임석종 목사는 북한교회 재건에 앞서 “한국교회의 인본주의와 세속주의, 맘모니즘과 성장주의, 개인주의와 분파주의로는 북한에 순수한 복음적 교회를 세우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 같은 문제들을 먼저 회개하고 내려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 복음화를 위한 청년 자원 부족 현상이 심각하다”며 “침체 상황에 있는 한국교회가 살아나기 위한 한 방안으로 젊은 세대에 통일의 비전을 심어 주는 것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북한에서는 건물 중심이 아닌 사람 중심의 선교, 삶과 비전 등 모든 영역에서 준비된 선교를 하면 좋겠다”고도 말했다.

마요한 목사는 김상복 목사가 앞서 말한 3대 원칙에 따라 북한에 교회가 세워져야 한다고 말하고 “단지 북한교회 재건에서 마무리되는 것이 아니라 북한교회가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는 데 쓰임 받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교회에 하나님이 남겨주신 보물은 순결과 연단이다”며 “고통과 어려움을 통해 연단된 북한 성도들이 하나님의 마지막 때 회복을 이루기 위한 사명자로 일어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의미에서 한국교회가 단지 북한에 건물로서 교회 회복을 추구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회복하는 교회들로 세워지도록 연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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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목사는 북한에 교단과 교파를 넘어선 단일교단, 연합교단이 세워지려면 지금부터 연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8년 간 대형교회에서 북한선교사역을 하다 2년 전부터 탈북민과 한국인을 위한 새희망샛별교회(예장통합)를 개척했다는 그는 “탈북민교회, 남한교회, 북한교회를 따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통일한국에 세워질 교회모델을 계획하고 미리 준비하고 연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같은 비전을 가진 성결교단의 한 교회와 한 달에 한 차례 연합예배를 드리고 내년을 기점으로 아예 통합한다는 ‘모험’을 조심스럽게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 목사는 “한국에서부터 연합의 정신을 가지고 우리의 기준과 생각을 내려놓는 훈련과 연습을 해야 한다”며 “북한 땅에 세워갈 교회 모델들을 지금 남한에서부터 많이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광민 목사는 이날 “한국교회 연합기구가 분열된 상황에서 북한 복음화를 위해 다시 한 번 연합과 동의가 필요한 것 같다”며 “과거 합의한 세가지 원칙 중 연합의 원칙과 독립의 원칙은 지금도 충분히 가능하지만 단일의 원칙, 정확히는 단일교단의 원칙에 대해서는 현실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율성에 의해 다양한 교단들이 발생했는데, 이 자율성을 배제하고 단일교단을 세우는 것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하 목사는 “북한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북한교회 재건에 참여하는 것이 가장 좋으나, 현재 지하교회 성도들의 역할에는 분명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하교회 성도들은 신앙의 열정과 영성은 전수해 줄 수 있으나 교회적 틀을 세우는 데에 경험이 전무하기 때문에 탈북민 신학생, 목회자들을 대안으로 훈련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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