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파된 간첩에게 지령을 보내던 단파 라디오 방송이 지금은 북한의 지하교회 성도들에게 생명의 젖줄이 되고 있습니다.”
‘선 교사의 발걸음이 닫기 힘든 오지’, ‘복음의 문이 닫힌 공산주의 국가’ 북한에 방송으로 복음을 전하며 북한선교의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TWR 코리아(Trans World Radio Korea) 북방선교방송이 창립 18주년을 맞아 감사예배를 드리고 신임 대표 취임 행사를 열었다.
TWR 국제 북방선교방송은 세계 4대 복음방송망 중 하나로 1954년 설립돼 160개국 이상에서 230개 이상의 언어와 방언으로 복음을 전하고 그리스도의 제자로 헌신하도록 도왔다. 복음 전파가 자유롭지 않은 지역에서 고성능 라디오를 통해 디지털 플랫폼 및 일대일 상호작용으로 지속적인 영적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TWR Korea 북방선교방송은 1992년 홍콩 TWR 중국어 사역부에서 한국어 시험방송을 시작, 1995년 북한 복음화를 목표로 서울에서 출범한 이후 본격적으로 한국어 방송을 운영해 왔다.
지 난달 31일 오후 6시 서대문교회에서 열린 창립18주년 감사 및 대표 이취임 예배에서 신임대표 성훈경 목사는 “1995년 서울에서 출범 이후 15분에서 75분으로 방송 시간이 확대되었고 조선족 대상으로 시작한 사역이 지금은 북한 지하교회 등을 대상으로 하는 등 북한선교의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게 되었다”고 보고했다.
그는 “부족한 송출비에도 불구하고 방송사역이 이어져 올 수 있었던 것은 주님의 은혜이며, 이사, 후원자, 사역 현장에서 함께 한 모든 간사들의 헌신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런 분들과 함께 사역할 수 있었다는 것이 큰 감사이고 기쁨”이라고 말했다. 성 신임대표는 “주어진 임기 동안 대표로 세워준 이사회와 기도와 후원을 아끼지 않은 후원자들, 함께 사역하는 간사들에게 저와 함께 한 시간이 보람이 되고, 주님의 기쁨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성 신임대표는 총신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1994년 7월 TWR 홍콩 선교사로 파송받은 것을 인연으로 방송사역에 몸담아 왔다. 이듬해 9월 TWR Korea 창립 때 기술 사역자로 합류하여 방송실장, 총무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예장 대신교단 안양노회 소속 목사로 평촌 새중앙교회에 출석하고 있다.
TWR Korea 이사장 박삼열 송월교회 목사는 이날 “라디오 방송을 통해 북한동포를 섬긴 지 18주년이 되었다”며 “한반도의 정세와 현장 분위기가 역동적으로 변하는 가운데 ‘북한 지하교회 양육과 훈련’이라는 한 길을 따라 달려올 수 있었던 것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라고 고백했다.
괌 에 송출소를 두고 있는 TWR Korea 북방선교방송은 조선족을 대상으로 하루 15분씩 복음을 전하는 라디오 방송에서 현재 북한 지하교회 성도들을 위해 주 7일 매일 75분 간 방송신학 등 10개 프로그램을 송출하며 북한에 ‘라디오 교회’가 존재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인편으로 전해오는 청중의 편지에는 “방송을 듣고 힘과 용기를 얻어 고된 삶을 견디고 살아갈 수 있다”, “통일의 그날까지 믿음의 경주를 쉬지 않겠다”는 등 감사의 편지가 많다고 주최측은 전했다.
현재 북한 복음화를 위한 일꾼은 세우는 주 ‘TWR 방송신학’은 주 5회 방송되며, 함께 모여 예배드릴 수 없는 북한 지하교회 성도들이 방송으로 예배하도록 돕는 ‘신령과 진정으로’, 공산주의 교육으로 마음의 문을 닫고 있는 북한 사람들의 친구가 되어주는 ‘우리 사는 세상’, 신앙서적을 낭독하는 ‘하나님을 찾는 당신에게’를 비롯해 ‘기도학교’, ‘매일성경’ 등은 북한에 복음을 전파하고 지하교회 성도들의 신앙 성장, 지도자 양육을 위해 짧지만 알찬 내용의 프로그램을 송출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오랫동안 기도해 온 북한 어린이를 위한 프로그램인 ‘달려라 구원열차’, ‘교사 대학’을 어린이전도협회와 함께 제작하며 차세대 전도와 일꾼 양성을 시작했다.
한 편 이같은 복음방송을 북한 성도들에게 들려주기 위해서는 라디오 보급사역이 필수다. TWR Korea는 현재까지 약 3만5천대의 단파수신기를 인편으로 전달했으며, 이 라디오는 예배를 자유롭게 드릴 수 없는 지하교회 성도들에게 영적 생명을 공급해주는 ‘라디오 교회’로서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 네덜란드 기독교인들이 북한 라디오 보급사역에 동참했고 2015년까지 목표로 하는 5만대 중 남은 1만5천대의 절반인 7천5백대를 한국 지부가 감당할 수 있도록 기도 중이다.
이 외에도 TWR Korea는 교육, 직업, 결혼, 신앙 등 아무런 자유도 누리지 못하는 북한 여성들이 예수 안에서 소망을 갖도록 중보하는 한나기도운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으며, 젊은이들을 TWR 전문인 선교사로 파송하는 일도 하고 있다.
성훈경 신임대표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꿈은 북한의 지하교회 성도들이 북한 복음화의 전도자, 사역자로 세워지고 북한의 모든 주민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들으며 모든 마을마다 교회가 세워지는 것”이라며 “광야에서 외치는 자의 소리 같이 닫혀진 땅 북한을 향한 하나님의 소리로서 우리의 사명을 잘 감당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예배는 박삼열 목사의 사회로 김창용 화성새중앙교회 목사의 대표기도, 김인환 서울 봉천동 명성교회 목사의 말씀봉독, 이건영 인천제이교회 목사의 설교와 TWR 국제총제 로렌 리비, 어린이전도협회 한국대표 서영석 목사의 축사, 김성태 총신대 교수의 격려사, 성훈경 신임대표의 사역보고 등이 진행됐다.
이지희 기자 jsowue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