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살 한충렬 목사 돕던 장문석 집사도 북한에 납치

 


피살 한충렬 목사 돕던 장문석 집사도 북한에 납치

납북자가족모임 대표 “北 공작원 3명이 한 목사 살해”


 

북한이 1990년대 후반부터 탈북자를 돕는 중국 조선족 사역자 약 300명을 납치하거나 살해했다고 중국의 북한선교 소식통이 2일 밝혔다. 중국정부는 북한과의 외교마찰을 우려, 북한의 이런 범법행위를 묵인해 국·내외 교계의 반발을 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소식에 정통한 L선교사는 이날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지난 30년간 탈북자를 돕는 대한민국 선교사는 물론, 중국 조선족 사역자까지 대거 유인·납치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실종된 조선족 사역자가 300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L선교사는 “중국 시진핑 정권은 지난달 30일 탈북자 구호활동을 해 온 장백교회 한충렬 목사의 피살사건(국민일보 5월 2일자 10면 참조)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야한다”며 북한으로 납치·실종된 조선족 사역자들의 신병을 인도받아 가족의 품으로 속히 보내주길 촉구했다.  

이와 관련 북·중 접경지역 복수의 선교사들은 북한보위부가 피살된 한 목사를 도와온 지린성 창바이현 장백교회 조선족 동포 장문석(50·사진) 집사를 2014년 11월 1일 납치했다고 이날 전화를 통해 밝혔다. 장 집사를 기다리던 90세 노모는 지난 2월 사망했고, 딸과 부인은 무사송환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현지 선교사들 전언에 따르면 장 집사는 한 목사와 협력해 탈북자들에게 식량과 약품 등을 전달하다가 북한 보위부에 매수된 북한주민 K모(24)씨의 전화를 받고 압록강변에 나갔다가 보위부원들에게 납치됐다고 한다. 이에 장 집사의 가족과 장백교회는 중국공안에 신고했고, 신병인도를 요구했다. 장 집사는 현재 북한 량강도 혜산 보위부에 구금 중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북한 보위부는 “처음엔 그런 사실이 없다”며 납치사실을 부인하다가 최근 장 집사의 납치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자 뒤늦게 시인했다고 또다른 선교사가 전했다. 

한편 한 목사 피살과 관련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중국 현지 관계자에게 알아본 결과 한 목사는 북한에서 넘어온 공작원 3명에게 피살된 것으로 안다”며 “한 목사의 살해가 최근 북한 해외종업원 13명의 탈북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유영대 조성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