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예장합동, 77년만에 주기철목사 복적/복권하고 감사예배



 

예장합동, 77년 만의 주기철 목사 복권·복적 감사예배 기사의 사진

 

 

한국 예장합동,

 

 77년만에 주기철목사 복적/복권하고 감사예배



“조선예수교장로회 평양노회가 1939년 12월 19일 산정현교회 주기철(사진) 목사의 목사직을 면직키로 결의한 것은 성경과 신앙의 근본원리에 어긋날 뿐 아니라 대한예수교장로회의 신조와 교리 및 장로회 헌법의 기본정신에 반하는 원인무효의 잘못된 결정이므로 동 결의를 취소하고 무효화하여 주기철 목사의 성명을 당시 노회원 목사 명부에 원상태로 복적하고 목사직을 복권할 것을 선언합니다.”(평양노회장 조은칠 목사)


31일 오후 주기철 목사의 복권이 선언된 서울 서초구 명달로 산정현교회(김관선 목사) 예배당에는 일순간 정적이 흘렀다. 이어 현장에 참석한 400여 성도들은 주 목사의 순교정신을 기억하며 참회의 기도를 드렸다. 일부 성도들은 순서지 한 페이지를 가득 채운 주 목사의 연보와 빛바랜 흑백사진을 내려다보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총회역사위원회(위원장 김정훈 목사)는 이날 산정현교회에서 ‘주기철 목사 복권(復權) 및 복적(復籍) 감사예배’를 드렸다. 


예장합동(총회장 박무용 목사)은 주 목사의 목사직 면직 77년 만에 ‘복권 및 복적 감사예배’를 갖고, 교단 역사에 주 목사의 목사직 복권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 제100회 총회 때 ‘주 목사의 복권 및 평양신학교 복적’에 대해 모든 총대가 기립박수로 가결한 지 10개월여 만이다. 당초 지난 5월 29일 열릴 예정이었던 예배는 1939년 주 목사에 대해 권징을 결정한 옛 평양노회 관련 노회들의 주 목사에 대한 복권 절차가 선행돼야 한다는 교단 내 목소리에 따라 각 노회의 임시회를 거치느라 2개월여 지연됐다. 

박무용 예장합동 총회장은 설교에서 “주 목사는 일사각오의 정신으로 십자가의 복음을 지켜낸 앞서 가신 증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현재 증인의 삶을 살아야 할 그리스도인”이라며 “이를 위해 세상의 염려와 욕심을 벗고, 고통 속에도 인내하며, 우리의 푯대인 예수님을 바라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예배에는 총회 임원과 장차남 길자연 전 총회장, 역사위원회 위원, 한국칼빈주의연구원장 정성구 목사, 평양노회 관련 7개 노회장, 주 목사의 유가족 등 400여명의 성도가 참석해 한국교회가 남긴 잘못된 결정을 회개하고 복음을 위해 목숨을 바쳤던 신앙 선조의 명예가 회복되는 현장을 목도했다. 

유족 인사에 나선 주 목사의 손자 주승중 주안장로교회 목사는 “오늘의 예배를 하나님께서도, 천국에서 바라볼 주기철 목사님께서도 기뻐하실 것”이라며 “앞으로 역사위원회를 통해 주 목사님의 신앙 유산이 다음세대에 전승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