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의 기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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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의 기독교

사회적 입장을 표명하는 집단은 스스로 자신들의 사회·윤리적 성향과 속성을 집단 구성원의 언행을 통해 드러낸다.

전광훈 목사를 필두로 하는 광화문의 태극기 집회가 가진 속성은 가지 심각한 문제를 드러냈다.

첫째는 신학적 사고 능력의 결여다

이들의 집회는 기독교인들의 반지성적, 반사회적 난동과 같은 성격을 보였다. 집단을 이끈 이들은 영성적 능력을 빙자하여 자의적 주장을 펼쳤고, 마치 하나님의 영에 사로잡혀 하나님의 뜻을 전하는 것처럼 빙의(憑依) 듯한 과장되고 거짓된 영적 기만행위를 이어갔다.

둘째, 사회윤리학적 검증 능력이 매우 취약했다

이들은 민주적 절차에 따라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을 근거 없이북한의 간첩”, “공산주의자라고 규정했으며, 심지어 전광훈 목사는 허위 과시 욕구를 자제하지 못하고,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라는 유치한 망언도 서슴지 않았다.

이렇듯 이들의 주장에는 민주주의 전통과 기독교 사상이 공유할 있는 자유, 평등, 평화, 정의, 인권 그리고 생명의 가치가 담겨 있지 않았다

셋째 집단은 겉으로는 기독교 신앙을 표방했지만, 기독교 표방을 통해, 속으로는 기독자유통일당이라는 정당의 정체성을  숨기고 있었다. 급기야 총선 직전 전광훈 목사는 종교집회를 빙자한 불법 선거운동을 것으로 드러나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구속되기도 했다.

흔들리지 않는 

일부 기독교 세력이 그토록 비난하며 공격했지만 대한민국의 시민들은 21 총선에서 문재인 정권을 지지하는 편에 섰다.

전광훈 목사를 주축으로   광화문의 기독교가 내세운 기독자유통일당은 유권자의 1.83%(51 3,159) 얻는데 지나지 않았다. 숫자는 한국 기독교 안에 있는 극우 세력의 총합을 보여주는 지표가 되며, 이는 기독교 선거권자 800 중에서도 이들을 지지한 정도가 겨우 6.6% 지나지 않는다는 진실을 보여준 것이다.

이들에게 지성적인 현실 분석과 판단을 요구하는 것과 높은 도덕성과 윤리적 가치를 제시해 달라는 , 그리고 성숙한 기독교 지성과 영성을 요구하는 일은 너무나 과한 요구였다.

광화문의 기독교는 그럴 능력이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행태는 성서에 면면히 흐르고, 한국 기독교 역사 내면에 흐르는 맑은 영성의 줄기와도 아주 거리가 멀었다.

한때 기독교는 우리 사회의 등불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대한민국을 굳건히 지켜온 세력은 기독교가 아니라 민주적 가치를 인식하고 그것을 묵묵히 실천하는 기독교인을 포함은 수많은 시민이다. 시민 의식을 가진 양심적 기독교인들은 지금도 조야한 정신을 가진 목사와 장로들이 정치와 종교의 불경건한 야합을 도모한 광화문의 기독교를 아픈 가슴으로 바라보고 있다.

나는 한국 사회의 무수한 양심적 기독교인들이 우리 사회를 지키며, 우리 사회의 밝은 미래를 선택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익명의 양심적 기독교인들의 존재를 염두에 둔다면, 광화문의 기독교는 한국 기독교의 실상이라고 도무지 말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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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박충구 교수(감신대 은퇴교수, 생명과 평화 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