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꼰대의 숨쉬는 소리 (XI~XV)

‘살아간다’는 ‘죽어간다’란 뜻?
– 70대 꼰대의 숨쉬는 소리 (XI) –

# 꼰대들의 dirty joke

심심파적, 한 친구가 농담을 한다.

어느 노털이 연금을 신청하러 사회 보장국에 갔다.
“ID를 보여 주십시요.”
“안 갖고 왔는데…”
“ID가 있어야 합니다.나이를 확인해야 하니까…”

난처해진 이 노털, 웃통을 벗어 젖기고
허연 털이 무성한 가슴팍을 내보이며,
“이래도 못 믿겠소? “
“아, 됐습니다. 접수해 드리죠.”

집에 돌아와 의기양양하게 부인에게 이 얘기를 했다.
가만히 듣고 있던 그 부인 왈,
“왜, 바지를 벗고 그 것 (?)을 보여주고
장애 (disability) 연금은 신청 안했어요?”
<2012/06/03>

[Quote 11-1] “ 사람의 일생에는 불꽃의 시기와 잿더미의 시기가 있다.”
-앙리 드 레니에 ( Henri de Regnier) / 프랑스 시인

[Quote 11-2] “ 사람은 아침엔 온 몸으로 걷고, 저녁엔 오직 다리로만 걷는다
(In the morning a man walks with his whole body, in the evening only with his leg.)”
-에머슨 (Ralph Waldo Emerson) /

[Quote 11-3] “ 인생이 진실로 충만되게 사는 기간은 30 부터 60세 이다.
(The only time you really live fully is from thirty to sixty.)
-테오돌 루스벨트 (Theodore Roosevelt) /

‘살아간다’는 ‘죽어간다’란 뜻?
– 70대 꼰대의 숨쉬는 소리 (XII) –

# 어디, 죽을 때 보자!

교회에 안나가는 나에게 교회 다니는 친구가 한껏 겁을 준다.
“어디, 갈 (죽을) 때 보자. 우리(교인)는 하나님 곁으로 간다는 생각에
마음이 한없이 평화로울거다. 그러나 너희 (비교인)는 미지에 대한 공포로
몹씨 불안하고 매우 고통스로울거다. 알겠나?”

겁이 덜컹 난다. 그 말에 일말 (一抹)의 진리성이 있을성 싶어서다.

그러나 다음 순간 머리를 절레절레 흔든다.
“꼭 교회에 다닌다 (churchgoer) 고 신앙인이고, 안 다닌다고
신앙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죽음에 대한 공포, 안 가질 수가 없다. 특히나 죽어가는 과정의 그 비참,
죽는 순간에 따를 고통, 너무나 두렵다.

허나, 산 사람으로선 경험할 수 없는 비(非)경험의 세계,
그 친구의 말은 그 나름의 신앙에서 나오는 그의 믿음,
임사 (臨死) 체험인들의 말(들)은 전혀 다르지 않은가.

여하튼 그러한 믿음(신앙)조차 없으면?
항상 불안하고 두려움 속에서 하루 하루를 보낼 수 밖에 없다.
<2012/06/06>

[Quote 12-1] “ 비록 죽은 후에 신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될찌라도
사는 동안엔 신이 있다고 믿으며 살고 싶다. 신이 없다고 생각하고
살다가, 죽은 후에 신이 있는 것을 발견하는 것 보다는 나으니까…
(I would rather live my life as if there is a God and die to find out
there isn’t, than live my life there isn’t and die to find out there is.)”
-알버트 까뮤 (Albert Camus)/

[Quote 12-2] “문제는 어떻게 죽느냐가 아니고, 어떻게 사느냐 이다.
죽음 자체는 중요하지 않다. 그것은 한 순간의 일이다.”
-제임스 보즈웰 (James Boswell) ?/

‘살아간다’는 ‘죽어간다’란 뜻?
– 70대 꼰대의 숨쉬는 소리 (XIII) –

# 노인은 인생의 왕따

각급 학교 학생들의 왕따 문제가 큰 사회 이슈가 되고 있다.

며칠 전 신문을 보니 69세 노인(?)이 어느 호텔 피트니스 회원권을
신청했다가 거절 당했다. 이유인 즉, “나이가 너무 많다.“

어느 식당엘 갔다. 안내원이 얼굴을 쳐다보더니 승강기도 없는
3층으로 올라 가란다. 1층 자리가 텅 비어 있는데도…
이유는 불문가지.

어디를 가나 눈에 안 보이는 나이 차별 (age discrimination)을 받는다.
기분이 좋을리 없다.

젊은이들의 세상, “너희들은 늙지 않냐!” 호통을 치고 싶지만
그래 봐야 “누가 나이를 먹으랬나?” 핀잔만 받을테고…

학생들의 왕따가 큰 문제라면, 나이 먹은 사람들의
이 ‘인생 왕따’는 큰 문제가 아닐 것인가.

<2012/06/10>

[Quote 13] “ 사람이 나이 80에 태어나서 점차로 18살에 닥아갈 수만 있다면
인생은 더할 수없이 행복해질 것이다 (Life would be infinitely happier
if we could only be born at the age of eighty and gradually approach eighteen).”
-마크 트웨인 (Mark Twain) /

‘살아간다’는 ‘죽어간다’란 뜻?
– 70대 꼰대의 숨쉬는 소리 (XIV) –

# “다, 운명이다”.

“다, 운명이다”.
고 노무현 대통령이 유서에 남긴 말이다.

살아온 70여 평생을 되돌아 본다.
누구나 다 그렇겠지만 많은 회한과 아쉬움이 남는다.

그 때 그 때 그 ‘상황’에서 나로서는 ‘최선’을 다했다.
그런데 그 ‘상황’, 그 ‘최선’이 지나고 보니 모두 ‘운명’이었던 것 같다.

태어난 가문 (부모), 타고난 성격과 IQ 등 태생적 한계, 그리고
일제 말, 해방, 동란 등 시대적 상황,
그 모두는 나의 ‘최선 ’을 벗어난 (beyond my power) 숙명적이었다

그러면 나의 자유 의지로 할 수 있는 것은?
극히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타율(他律)로 주어진 여건/환경에 좌우되니…

“그 때 그랬으면…”
회한이 사무친다.

“그 때 안 그랬으면…”
후회가 막급이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다, 운명이다”는 말을 자꾸 뇌까리게 된다.
<2012/07/04>

[Quote 14-1] “이미 살아버린 인생은 다시 고칠 수 없다”
-안톤 체호프 (Anton Chekhov) / 러시아 극작가

[Quote 14-2] “ 운명은 우리가 인식할 수 없는 순서로 인생살이를 결정한다
(Fate rules the affairs of mankind with no recognizable order).
-세네카 (Seneca) /

‘살아간다’는 ‘죽어간다’란 뜻?
– 70대 꼰대의 숨쉬는 소리 (XV) –

# 퇴짜 맞은 관상

그러니까 벌써 25여 년 전, 50대일 때 얘기다.

동숭동 문리대, 4년 간 정든 교정을 둘러보고 나와
마로니에 길을 걸었다.

길가에 관상보는 사람이 자리를 펼치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재미삼아 복돈을 미리 내놓고 관상을 좀 보아달라 했다.

내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그는 말하는 것이었다.
“지는 해 는 관상을 보지 않습니다.”
다 늙어 앞날이 뻔한데 관상은 봐 뭐하냐는 투였다.

벌써 25여 년 전에 이미 지는 해, 아직 꼴깍 넘어가지는 않고
매일 매일 가냞은 숨을 쉬고 있으니…
다행인가? 불행인가?
<2012/07/10>
[Quote 15-1] “아무도 일 년을 더 못 살만큼 늙지도 않았으며,
아무도 오늘 죽을 수 없을만큼 젊지도 않다”.
-로하스 ( LOHAS) ? /

[Quote 15-2] “인생은 마치 이야기와 같다: 중요한 것은 그 것이 얼마나
긴가가 아니라, (내용이) 얼마나 좋으냐 이다 (As is a tale, so is life:
not how long it is, but how good it is, is what matters)”
-세네카 (Senec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