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믿음 지키다 순교한 성도 – 1만 7천여명


 

 

‘1만6984명.’

1945년 해방 이후 북한에서 믿음을 지키다 발각돼 순교를 당한 성도들의 숫자다.

대 북 선교단체인 모퉁이돌선교회 총무 이반석 목사는 19일 서울 한남동 감리교 여선교회관에서 열린 학술세미나에서 “1945년부터 2006년까지 북한 정권에 의해 박해 받고 순교를 당한 사례 761건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 목사는 이날 ‘김정은 이후 북한선교 전략’이라는 주제 논문에서 “이 숫자는 책이나 문서로 정리된 것만을 수집한 결과이기 때문에 더 많은 순교자들이 있을 것”이라며 “놀라운 것은 전쟁 전과 1950∼1953년 전쟁 중에 순교 당한 사람을 지하교회 숫자에 포함시키지 않는다고 해도 1953년부터 2006년까지 무려 1만5657명이 순교했음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논문에 따르면 숨어서 예배를 드리고 믿음을 지키다 잡혀 순교한 경우가 7419명으로 1953년부터 1972년까지 무려 5742명이 순교를 당했다. 비밀리에 복음을 전하다 체포된 경우도 159명이나 됐다. 21명은 성경을 소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체포됐다. 그중 18명이 1995년 이후에 체포된 것을 보면 중국에서 성경을 가지고 온 것임을 알 수 있다.

개인으로 믿다가 순교한 경우는 209명, 가족으로 순교한 경우는 143명, 한 지역이나 동네에서 가족이 아닌 타인과 모인 공동체는 6677명의 순교자가 발생했다.

이 목사는 “1953년에서 1972년까지가 가장 박해가 심했던 시기”라며 “단일교회가 아닌 연합체 또는 조직화된 교회에서의 순교자도 8628명이나 됐다”고 밝혔다. 또 “1995년 이후 조직된 교회에서 발각돼 순교한 성도가 2524명이나 되는 것을 보면 지하교회가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럼 이들은 어떻게 믿음을 갖게 되었을까. 북한 내 초기 지하 성도 대부분은 그루터기 신앙인이었다. 1950년부터 1972년까지 1만436명으로 가장 많은 순교자가 발생했다. 그 다음으로는 부모의 영향으로 믿음을 지켜간 성도가 3398명이나 됐다. 1995년 이후 1789명이 북한 안에서 타인의 전도를 통해 예수를 믿게 됐다는 사실도 알 수 있다.

놀랍게도 1995∼2006년 발생한 1358명의 순교자 중에는 부모가 나이가 많아 자신들이 죽기 전 자식들에게 복음을 전했고 그 결과 그들의 자녀들이 순교를 많이 당했다. 또한 탈북했다 북한으로 돌아와 믿음을 지키다가 순교를 당한 사람도 340명이나 됐다. 이들 가운데는 북한의 복음화를 위해 중국에 머물지 않고 북한으로 돌아가 사역하다 순교를 당한 자들도 있었다.

이 목사는 “현 상황에서 북한에 교회를 세운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우리는 알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성도들은 은밀하게 모이고 지하교회도 세워지고 또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 지하교회 상황이 빠르게 변화될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과 전술이 필요하다”며 “환경 변화를 예측하고 변화된 사회에서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구조(인프라)를 구축해 주는 것도 급선무”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정은 시대 이후에는 지하교회가 지상으로 올라와 하나님께 자유롭게 예배하는 평화(샬롬)통일이 이루어졌다고 선포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소망을 밝혔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