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구현사제단의 망언

 

 

정의구현사제단의 망언

 


이름도 드높은 천주교 전주교구의 박창신 신부는 24일 화창한 봄날 전주의 풍남문광장에서 시국 미사를 집전했다고 한다. 꽃도 만개한 좋은 날 미사에서 박찬신 신부는 박근혜 대통령을 지칭하면서 “대변 보고 밑도 안 닦은 것처럼 가고 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말은 국정원 선거 개입을 덮고 또 대통령이 사퇴하지도 않고 넘어간다는 말을 빗댄 것이리라. 이 좋은 봄날에 신도들에게 신앙심을 심어주는 좋은 경구들을 들려주지는 못하고, 신도들이 상을 찌푸리게 하는 비천한 언사를 내뱉는 것은 품격 있는 사제로서의 자격을 의심케 하는 말이 아닐 수가 없다.

 


박창신 신부는 또 “냄새나서 가까이 갈 수 있겠느냐. 지금 독일 가서 냄새피우고 다닐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일국의 대통령이 나라를 대표해서 세계의 지도자들이 다 모인 국제회의에 참가해 핵이 없는 평화를 만들겠다고 노력하고 국익을 위해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힘쓰고 있는 대통령을 향해서 냄새를 피우고 다닌다는 어처구니없는 망언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겠는가. 이런 저질의 사제와 같이 사는 시대를 나는 부끄러워한다. 신부의 입에서 나온 말이 더 냄새나기 때문이다.

 


정의구현사제단이란 이름 자체가 그들 집단에게는 발에 맞지 않는 신발과 같은 것이다. 정의를 구현하고 실현하겠다면, 하루 봉사에 5억 원을 탕감하는 재벌 기업 회장의 어이없는 재판 판결에 대해서는 왜 일언반구의 말도 없는 것인가. 신안군 노예사건에 대해서는 또 왜 한마디의 말도 없었던가. 하나님의 아들인 예수께서는 세태를 뜯어고치려고 하지 않으셨다.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라고 하셨다. 하나님의 진리를 전하하려는 본업에는 등한시하고 세태를 뜯어고치려는 짓거리는 시대에 맞지도 않고 신도들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성직자의 현실참여는 저 해방신학의 주창자 카밀로 토레스 신부를 공산 파르티잔으로 타락시키지 않았던가.

 


오늘의 사제단 부류들은 신도들이 건네주는 헌금으로 너무 배가 불렀다. 손에 흙과 기름을 묻히지도 않고 헐벗고 굶주리게 사는 노숙자들의 삶에 얼마나 가까이 갔던가. 물위에 뜬 기름처럼 사제들은 선택된 인간으로 살아서는 안 될 것이다. 그늘지고 헐벗고 병들고, 아직도 연탄으로 겨울을 사는 달동네에 당신들이 찾아가 보기나 했던가. 상구보리는 팽개치고 나라의 정치에 간섭하려는 짓거리는 국민의 신임도 못 받고 하나님도 원하는 바가 아니다.

 

중앙일보 자유토론  2014  3-24  JUN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