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방송 3사에 ‘종교적 신념 표출 자제시키라’ 압박



 ▲불교계가 연말 시상식 수상소감에서 종교적 신념을 드러내는 행동을 자제시키라는 공문을 방송 3사에 보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MBC 연기대상에서 “아무것도 아닌 절 이 자리에 있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다”는 수상소감을 밝힌 배우 이성경의 모습(방송화면 캡처)

 

정원희(juventus88@hanmail.net) 2016-02-03

 

조계종, 방송 3사에 ‘종교적 신념 표출 자제시키라’ 압박

 



매년 연말에 열리는 각종 시상식에서는 ‘하나님께 감사 드린다’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올려드린다’ 등 자신의 종교적 신념을 담아 수상소감을 전하는 연예인 혹은 유명인사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그 수치가 눈에 띄게 줄어들어 최근에는 거의 찾을 수 없을 정도였는데 그 원인이 불교계가 각 방송사를 압박했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불교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위원장 만당, 이하 종평위)는 지난해 말 KBS, MBC, SBS 방송 3사가 진행한 시상식에 대한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했다.
 
종평위가 지난달 28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2015년 각 방송사별 수상소감에서 종교적 신념을 밝힌 이들은 KBS가 6명(연예대상 2명, 연기대상 4명), MBC가 2명(방송연예대상 1명, 연기대상이 1명), SBS가 7명(연예대상이 2명, 연기대상이 5명)으로 나타났다.
 
총 15명으로 이는 재작년 17명에 비해 2명이 줄어든 수치이며, 종평위가 모니터링을 처음 시작했다고 밝힌 2012년 36명, 2013년 25명과 비교했을 때는 큰 폭의 감소가 나타난 것이다.
 
이에 대해 종평위는 “2013년부터 방송 3사에 연말 각종 시상식 방송에서 수상자들이 자신의 종교적 신념 표출을 자제할 수 있도록 방송사 내 관련 지침 마련과 사전에 공지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는 결과적으로 방송사에 대한 불교계의 압박이 통한 것으로 보이며, 향후 시상식을 제외한 일반 프로그램에서도 불교계가 비슷한 사유를 들어 이의를 제기할 가능성을 남겨뒀다.
 
실제로 종평위는 이 같은 감소 수치에 만족하지 않고 “매년 방송 시상식의 수상자가 동일하지 않다는 점에서 종교적 신념을 표출한 수상 소감자가 감소했다고 볼 수 없다”면서 앞으로도 지속적인 반대 움직임을 펼쳐나갈 뜻을 밝혔다.
 
한편 종평위가 이번 결과를 발표하며 명시한 반대 사유는 ‘국민의 윤리적, 정서적 감정을 침해해 국민의 기본권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인데, 교계에서는 “오히려 불교계의 이러한 행동이야말로 인간의 기본 권리인 종교적 자유, 표현적 자유를 침해하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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