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선 STORY – <5>

이지선 STORY – <5>

지선아 사랑해’로 온국민에게 희망과 감동을 선사한 이지선씨가 한동대학교 교수로 임용됐다는 소식을 며칠전 전해드렸습니다. 이지선씨는 2002년 12월 국민일보 [나의 길 나의 신앙] 코너를 통해 소개하면서 화제를 얻었는데요. 당시 이지선씨가 우리 지면을 통해 전해준 감동 스토리를 다시 한 번 보시죠. 15년이 지났는데도 역경을 딛고 일어선 이지선씨의 스토리는 여전히 감동스럽습니다.  

[나의 길 나의 신앙] 교통사고 딛고 새인생 이지선씨 (5) 

국민일보 | 2002.12.11 

사고가 난뒤 며칠동안은 전혀 기억이 없는데 지금도 뚜렷이 기억나는 것이 있습니다. 정신이 돌아올 무렵의 기억인 것 같습니다.어디선가 ‘웅’ 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고,빙글빙글 도는 것 같기도 하고,보이진 않지만 누군지 모를 여러 사람들이 나를 둘러싸고 나를 지켜보는 것 같았습니다. 우습지만 저는 외계인에게 잡혀서 우주선을 타고 실험을 당하고 있는 것 처럼 느껴졌습니다. 
 

“이게 뭐지? 꿈인가? 자고 있나? 이게 뭐지?” 

그러다가 “누가 구급차좀 불러주세요! 지선아 괜찮아,괜찮을 거야”라는 너무나 다급하게 울부짖는 오빠의 목소리가 귓전을 울렸습니다. 시끄럽고 정신없는 사고 현장의 소리가…. 그 끔찍한 소리만이 제 머릿속에 계속 떠올랐습니다. 뭔지는 확실히 모르겠지만 꿈이 아닌 일이, 내게 뭔가 아주 큰일이 일어난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고구나. 사고가 났구나. 내가 다친 건가봐”  

그때 그 기분은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너무 당황스럽고 무서운 그 기분. 무섭다는 말 한마디로는 표현이 안되는 느낌…. 공포였습니다. 결코 되돌아갈 수 없는 길을 지나온 것을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부끄럽지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죽으려고 했습니다. 얼마나 다쳤는지도 모르고 정신도 혼미할 때였는데 어떻게 그런 못된 생각까지 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산소호흡기로 목을 눌러 산소가 들어오지 못 하게 해보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될리가 없었지요. 그래서 몸에 어떤 줄이 달려 있길래 그걸 뽑으면 죽게 될까 싶어서 발가락으로 당겨서 뺀 것이 나중에 알고보니 겨우 소변을 받아내는 줄이었습니다. 사람이 얼마나 우스운 존재인지요.
 

이렇게 내 힘으로는 모든 것이 불가능하자 가스펠을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께로 더 가까이 갑니다. 고통 가운데 계신 주님. 변함없는 주님의 크신 사랑. 영원히 주님만을 섬기리”

뒤에 가사는 생각지도 않고 하나님께로 더 가까이 가고 싶다고 그렇게 천국으로,하나님께로 데려가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부르고 또 부르며 정신이 있는 동안은 계속 불렀습니다. 너무 무서워서,도저히 견딜 수 없어서 하나님께 가고 싶다고 데려가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하나님은 그 기도를 들어주지 않으셨습니다. 아마도 제가 찬양을 하고 있을 때 믿음의 집 식구들과 시온성가대,또 사랑하는 가족들의 간절한 기도가,뿌려진 눈물이,안타까운 마음들이 하늘 보좌를 흔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끊임없이 불렀던 찬양 가사처럼 고통 가운데 주님을 만나 이렇게 살아서 찬양과 감사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변함없는 주님의 크신 사랑을 느끼고,전하고,증거하며 영원히 주님만을 섬기라고 하나님은 제게 그런 계획이 있으셨나 봅니다. 

정리=김병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