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과 교회 존망의 위기… 먼저 회개하자” ‘한국교회 기도의 날’… 서울시청 일대서 30만명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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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기도의 날’ 행사가 열린 3일 서울시청 앞에 모인 성도들이 나라와 교회를 위해 손을 들고 기도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대한민국과 교회 존망의 위기… 먼저 회개하자”

‘한국교회 기도의 날’… 서울시청 일대서 30만명 참석



“주님의 높고 위대하심을 내 영혼이 찬양하네.” “주여! 이 나라를 긍휼히 여겨 주소서.”



태풍이 지나가고 청명한 가을 하늘을 맞은 개천절. 서울시청 일대에 찬양과 기도 소리가 울려 퍼졌다. 어린 자녀의 손을 잡고 참석한 젊은 부부와 청년 학생 노인 등 한국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은 한마음이 되어 나라를 위해 간절히 기도했다.



한국기독교 단체 및 관련 기관이 주관하는 ‘한국교회 기도의 날’ 행사가 3일 서울시청 앞에서 열렸다. 행사는 전국 17개 광역시 226개 시군구 기독교연합이 주관했다. 임영문 전국 17개 광역시도 기독교연합회 운영위원장은 “전국 교회에서 30만명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주최측은 행사 취지에서 “지금 한국은 국가적으로나 신앙적으로, 또 국제관계에서도 혼돈과 불신의 시대에 직면해 위기 상황을 맞고 있다”며 “지금은 한국교회 모든 신자가 나라를 위해 기도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또 “교회 내부적으로는 윤리 부재, 신학 실종, 거룩함 상실, 세속 및 인본주의 영향으로 전도의 길이 막혀 교회 존립이 위태로운 현실에 직면해 있다”면서 “국가적으로도 진영 논리와 패권정치, 소상공인 몰락, 청년실업 문제, 외교 및 안보 문제로 인해 국민이 불안한 실정”이라고 진단했다.

 

사진=강민석 선임기자



김선규(분당 성현교회) 목사는 행사 취지문 낭독을 통해 “대한민국과 한국교회가 존망의 고비에 처해 국민이 위기감과 무력감에 빠져있다”면서 “하나님의 긍휼하심을 얻기 위해 성도들이 먼저 회개하고 간절히 기도하며 찬송하자”고 전했다.



행사는 특정 목회자들의 설교나 정치적 구호 없이 찬송과 성경 봉독, 대표기도문 낭독, 통성기도 순으로 진행됐다. 주최 측 김길수 목사는 “하나님의 뜻과 성경에 합당한 거룩함과 경건을 잊고 타락한 세상의 풍조를 따라 행한 죄,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지 못하고 원망과 불평한 죄 등을 놓고 회개한다”며 기도문을 낭독했다.



성도들은 저마다 목소리를 높여 자신의 죄를 회개하는 기도를 드렸다. 이어진 기도문은 국가와 북한 동포, 반성경적 제도·법률 제정 저지, 이슬람교에 대항한 선교적 사명, 한국교회와 성도들의 성령 충만 등 7가지 주제를 담았다. 성도들은 기도문이 낭독될 때마다 “아멘”으로 화답했다.



이날 비슷한 시각 광화문 일대에서는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 대회’도 열렸다. 임 운영위원장은 “우리는 누구를 비판하거나 정부에 대항하지 않고 오직 한국교회와 나라를 위해 회개하며 부르짖기 위해 여기 모인 것”이라며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또 “나라를 위해 순수하게 기도만 할 것이기에 태극기도 들지 않겠다”고 말했다. 일부 참석자들이 정치적 구호가 담긴 손팻말을 들었지만, 대다수 성도는 평온한 가운데 기도에 전념했다.



김두성(57)씨는 “나라가 반으로 쪼개진 것 같아 안타깝다”면서 “국가 위정자들이 자신들의 입맛대로 국론을 펼치기보다는 다양한 국민의 목소리를 끌어안고 화합을 위해 힘써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도했다”고 말했다. 송희성(33·여)씨는 “순수한 기도회라기에 인천에서 교회 친구와 함께 왔다”면서 “기독교인들이 정치적 목소리를 내기보다는 이 땅에 진정한 하나님의 통치가 임하도록 기도하는 게 우선인 것 같다”고 말했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