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성공회 “교회살리자” 9년간 총 5조7000억 투입 청년·빈곤층 등 사회적 약자와 농촌 지역 교회 성직자들 지원 점점 쪼그라드는 교세 확장키로

2022051622540699024_1652709246_0924245752.jpg

영국성공회 “교회살리자” 9년간 총 5조7000억 투입

청년·빈곤층 등 사회적 약자와 농촌 지역 교회 성직자들 지원

점점 쪼그라드는 교세 확장키로

영국 교회가 10년에 걸쳐 수조원을 투입해 ‘교회 살리기’에 나선다. 청년·빈곤층 같은 사회적 약자와 시골교회 목회자 등을 지원하면서 교세를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16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영국성공회는 1차로 영국 전역에 있는 1만2500교구에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 동안 12억 파운드(약 1조9000억원)를 지출할 예정이다. 이어 2026년부터 2031년까지 6년간 24억 파운드(약 3조8000억원)를 추가로 투입한다.



이렇게 해서 2023년부터 2031년까지 9년 동안 총 36억 파운드(약 5조7000억원)가 교회를 살리는 데 수혈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조성되는 기금은 주로 교인들의 헌금(또는 기부금)으로 마련되며, 전체 기금의 20%는 영국성공회의 재산관리 기관인 교회위원회에서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성공회의 교회살리기 방식은 ‘섬김 사역’에 초점이 맞춰진다. 푸드뱅크 지원 등을 통해 사회적 취약 계층의 기초 생활을 돕는 한편, 인종차별을 해소하고 탄소 배출량 감소를 위한 교회 프로그램에도 기금이 사용된다. 교구와 교회의 3분의 2가 속해 있는 농촌지역 교회 성직자들도 지원한다. 영국성공회는 이 같은 지원을 통해 어린이와 젊은층 신자를 2배 더 늘리는 한편, 젊고 다양한 교회도 여러 지역에 설립해 나갈 계획이다.



영국성공회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는 “그동안 우리는 인구가 많은 도시 지역에 사역의 우선순위를 뒀다”며 “그 결과 농촌 교회는 자금이 부족해 문을 닫고 성직자는 일자리를 잃어야 했다”면서 농촌 교회 살리기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영국성공회의 교세 약화는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인구 감소를 비롯해 무신론자 및 타 종교 인구의 증가 등으로 쪼그라들고 있다. 영국성공회의 교세 통계에 따르면 주일예배 평균 참석자 수는 1968년 160만명에서 2012년 80만명으로 반 토막이 났다. 코로나 팬데믹 직전인 2019년에는 33만명으로 더 줄었고, 팬데믹 한복판이었던 2020년에는 약 14만명으로 집계됐다.



서은정 인턴기자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