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간다’는 ‘죽어간다’란 뜻?
– 70대 꼰대 숨쉬는 소리 (XXII) –
# 70대 부부 “그만 같이 가자!’
비극적, 너무나 비극적
78세 장년 (長年)이
74세 부인을 목졸라 죽인 후
자신도 목숨을 끊으려 했다 /
치매증이 심한 할머니
몇 년간 지극정성으로 돌봤다
지치고 지친 할아버지
“여보, 같이 가자”
귓속말 속삭인 후
할머니 목을 졸랐다 /
“아버지는 늘 어머니와 같이 있으면서
산책을 시키고 밥도 손수 먹이는 등
헌신적으로 뒷바라지를 했지요”
40대 아들의 울먹임이다 /
“할아버지가 바람 쐬러 나오면
할머니의 손을 꼭 잡고 다녔지요
아주 정답게 보였는데…”
이웃 주민들의 슬픔이다 /
사람따라 자연적인 노화 현상
나에겐 언제 어떤 일이?
도무지 남의 일 같지 않다
며칠 동안 잠을 편히 못 잤다 /
<2012/11/01>
[Quote 23] “ 사람이 죽고 싶다는 절박한 마음을 가질 때는
삶의 고뇌가 이미 사람이 극복할 수 있는 한계를 훨씬 넘었을 때다”
-에우리피데스 (Euripides, BC 484?~BC 406/) /그리스 비극 시인
‘살아간다’는 ‘죽어간다’란 뜻?
– 70대 꼰대 숨쉬는 소리 (XXIII) –
# 현대판 객사 (客死) –
“사람이 어디서 어떻게 죽은들
객사가 아닐 것이냐?”
깊은 뜻이 담긴
고 함석헌 선생님 말씀이다 /
객사는 객지(客地)서 맞는 죽음
이민의 땅은 여하튼 객지
이 땅에 뼈를 묻는 것은
분명 객사일 터… /
옛 우리 조상들은 객사를
큰 흉사 (凶事)로 여겼다
그 신명 (身命)은
자손과의 관계가 절연된다고…/
“객사할 놈!”
욕 중에 큰 욕이었다 /
객사하면 그 혼이 객귀 (客鬼) 가 되어
집 안에 들어오지도 못하고
황천 (黃泉) 길을 떠돌아 다니는
부혼 (浮魂)이 된다고 믿었다 /
자기 집에서 아들 딸
가족의 따뜻한 보살핌 속에서
운명 (殞命) 하는 것
복 중 복 임종 (臨終)으로 여겼다 /
자기 태어난 땅에서 이역만리
이민의 땅에 뼈를 묻는 ‘나그네’들
조상들 눈으로 보면
객사임에 틀림 없을터…
<2012/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