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림절 (Purim)

부림절 (Purim)

2013년 2월 24일 (Adar 14)과 25일 (Adar 15)은 유대인들이 전통적으로 지켜오는 부림절이다. 유대인의 월력은 해가 진 후부터 다음날 해가 지기까지를 하루로 계산하기 때문에 부림절의 시작은 정확히 2월 23일 토요일 밤부터 시작된다. 2013년 2월 23일은 안식일이므로, 안식일이 끝나는 시간을 기다렸다가 밤 8시 이후 예루살렘의 가장 번화가인 벤 예후다 거리로 나갔다. 사람들이 모여 부림절을 기뻐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간이라 시내로 나온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그러 나 곧 몰려올 사람들을 맞이할 상점들은 벌써 문을 열고 손님 맞을 준비에 분주하다. 아직 한가 한 벤 예후다 거리에서 무료한 시간을 보낼 겸, 이 거리에서 유명한 Apple Pizza 가게에서 피자로 간단 히 저녁 식사를 하였다. 밤 10시가되니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더니 삽시간에 큰 무리가 되었다.

스피커를 통해 흥을 돋우는 소리가 들리기에 가 보았다. 검은 정장의 유대 종교 복장을 한 사람들이 노란색에 히브리어로 마시아흐(Messiah)라 쓴 깃발을 들고 부림절을 기뻐하며 흥겨운 춤을 추고 있었다. 곧 근처에 있던 여러 유대인들이 춤에 동참하였다. 이 내 춤 추는 사람들은 큰 무리를 이루었다. 이 날을 기뻐하며 늦은 밤까지 즐거워하는 것은 이미 오래 전부터 형성된 유대인의 유서 깊은 전통이고 문화이다. 부림절을 맞으면, 유대인들은 회당에서 에스더서 10장 전체를 들으며 즐거워하고 이후 사람들이 모이는 거리에서 밤이 깊도록 유대인의 구원을 즐거워한다. (사진은 부림절에 예루살렘의 가장 중심가인 벤예후다 거리를 가득 메운 유대인들 모습)

이날 밤, 벤 예후다에 모인 사람들이 언제 집으로 돌아갔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밤 11시 15분을 넘겨 버스를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나는 우리 그리스도인들과 유대인들을 생각 해 보았다. 그리스도 안에서 진리와 생명은 우리에게 있는데, 마치 저들에게 있는 것처럼 보이 는 것은 왜인가? 예수님께서도 1세기 유대인들을 향하여 “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존경하되 마음은 내게서 멀도다. 사람의 계명으로 교훈을 삼아 가르치니 나를 헛되이 경배하는도다 (마15:9)” 말씀하셨다. 우리는 이 말씀을 잘 기억하고 있지만, 그러면 우리는 사람의 교훈이 아니 라 하나님의 말씀을 경청하여 듣고 잘 행하는가? 교회와 성도들이 세상으로부터 하도 비판을 많이 받으니 마음이 어수선하다.

다음 날 (2월 24일) 나는 늦은 오후에 통곡의 벽으로 갔다. 통곡의 벽은 유대인들에게 회당과 같은 곳이다. 절기를 맞으면, 많은 유대 종교인들은 통곡에 벽에 모여 함께 성경을 읽고 기도한 다. 2013년 부림절에도 어김없이 많은 유대인들은 이곳에 모일 것이다. 랍비로 보이는 유대인들에게 “ 오늘 저녁 몇 시에 에스더서를 읽느냐” 고 물으니 저녁 6시에 시작할 것이라고 알려준 다. 아직 시간은 20여 분 남았다. 통곡의 벽 가까이 가니 이미 에스더서를 읽을 단체들이 통곡 의 벽 광장 여기 저기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다. 나는 약간 간격을 두고 오래 서 있었더니 한 유 대인이 의자를 가져다 주며 앉기를 청하였다. 곧 이어 랍비가 에스더서를 읽기 전에 축복문을 먼저 읽는다: 찬양하라. 주 우리의 하나님은 영원하신 왕이시나이다. 주의 계명으로 우리를 거룩하게 하시고 주의 율례를 따라 우리를 교훈하시나이다. 찬양하라. 주 우리의 하나님은 영원하신 왕이시나이다. 오늘날까지 우리에게 기이한 일을 행하셨나이다. 이 내용을 히브리어로 낭독한 후에는 에스더서를 매우 빠르게 읽어나간다. 얼 마나 빨리 읽는지 손으로 글자를 짚 어가기가 바쁘다.

하만의 이름이 나오면 발을 구르기 도 하고, 시끄러운 소리를 내는 도구를 사용하여 악한 자의 이름이 귀 에 들리지 않게 한다. 그렇게 하여 에스더서를 모두 읽는데, 약 30분 걸렸다. 그런 후에는 하나님을 찬양하는 노래를 부른 후에 에스더서를 낭독하는 일이 모두 끝났 다. 그러나 통곡의 벽 다른 곳에서 여전히 에스더서를 읽기에 여념이 없다. 무엇이 저들을 이토 록 열심을 내게 하는가? (사진, 통곡의 벽 한 곳에서 낭독하는 에스더서를 듣는 유대인들)

부림절에 대한 일반적인 내용을 정리해 보았다. 부림절은 하누카와 함께 이스라엘 안과 밖의 모든 유대인들이 큰 기쁨으로 지키는 이스라엘 국가와 유대 민족의 큰 명절이다. 부림절은 율법에 기록된 세 절기 (유월절, 칠칠절, 초막절)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유대인들은 부림절에 일하고 매매행위를 해도 종교적인 해를 당하지 않는다. 부림절에는 버스도 다니기 때문에 생활에 조금 의 불편도 없다. 다만 기쁨만이 넘친다.

‘푸림’은 히브리어 ‘푸르’의 복수 형태로써 ‘ 제비 뽑다’ 는 의미의 아카드어에서 온 단어이다. 부림절은 고대 페르시아 시대에 아각 사람 하만이 유대인들을 살해하려던 음모에서 구원 받은 것을 기념하는 절기이다. 에스더 3:7절에 의하면, 아각 사람 하만은 제비를 뽑아 유대인들을 살해할 달로 아달월 (Adar)을 얻었고 아달월 13일 하루 동안 페르시아 제국 내에 거주하는 모든 유대인들을 살해할 음모를 꾀하였다. 하지만 극적인 반전을 통하여 유대인들을 살해하려던 하만은 죽임을 당하고, 반대로 살해당할 위기에 처한 유대인들은 구원을 얻었다. 이것을 기념하는 날이 부림절이다. 유대인들은 아달월 14일과 15일 이틀간 부림절로 지킨다.

에스더 9:17-22절에 부림절에 대한 말씀이 자세히 기록되었다.
아달월 13일에 그 일을 행하였고 14일에 쉬며 그 날에 잔치를 베풀며 즐겼고 수산에 거한 유다인은 13일과 14일에 모였고 15일에 쉬며 이 날에 잔치를 베풀어 즐긴지라. 그러므로 촌촌의 유다인 곧 성이 없는 고을 고을에 거하는 자들이 아달월 14일로 경절을 삼아 잔치를 베풀고 즐기며 서로 예물을 주더라. 모르드개가 이 일을 기록하고 아하수에로 왕의 각 도에 있는 모든 유다인에게 무론 원근하고 글을 보내어 이르기를 한 규례를 세워 해마다 아달월 14일과 15일을 지키라. 이 달 이 날에 유다인이 대적에게서 벗어나서 평안함을 얻어 슬픔이 변하여 기쁨이 되 고 애통이 변하여 길한 날이 되었으니 이 두 날을 지켜 잔치를 베풀고 즐기며 서로 예물을 주 며 가난한 자를 구제하라.

부림절에 유대인들이 지켜야 할 중요한 네 가지 규칙이 있다:

1) 회당 에 참석하여 공적으로 에스더서 전체를 듣는다 (k’riat megillah).

2) 가까운 이웃과 친지들에게 선물을 보내며 기쁨을 함께 나눈다.

3) 가난한 사람 두 명 이상에게 자선을 베푼다.

4) 세우다트 푸 림 만찬을 나눈다. (통곡의 벽다른 곳에서 또 다른 그룹이 에스더를 듣고 있다)

1. 부림절은 회당에서 에스더서를 읽는 것으로 시작된다.

초기에 에스더서를 읽는 일은 아달월 14일 하루만 읽었다. 그러나 주후 3세기 랍비 여호수아 벤 레비는 아달월 15일 저녁에도 에스더서를 읽을 것을 가르쳤고, 나아가 여자들도 회당에 참여하여 에스더서를 듣도록 하였다. 그 이유는 유대인의 구원이 에스더 왕비를 통해 성취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보수 회당에서는 여자의 회당 참석은 허락하지만 에스더서를 공적으로 읽는 일은 허락하지 않는다. 그래서 일부 회당에서는 여자들만 에스더서를 듣는 자리를 마련하는데, 이런 경우에도 에스더서를 읽는 일은 남자가 한다. 여자가 공적으로 에스더서를 읽는 회당도 있지만, 그런 경우 듣는 회중은 모두 여자들이다. 회당에 참석한 사람들은 부림 첫날과 둘째 날에 에스더서 전체를 들으며, 모든 사람들은 2:5절[1], 8:15-16절[2], 10:3절[3]에 이르러서는 한 목소리로 그 구절을 암송한다. 이 세 구절은 모르드개라는 인물, 승리, 유대인의 구원을 담고 있는 말씀들이다.

에스더서에는 하만의 이름이 모두 54회 기록되었다. 에스더서를 듣는 중에 하만의 이름이 나오면, 야유와 함께 시끄러운 소리를 내는 도구 (라아샨)를 사용하여 하만의 이름이 조롱 속에 묻혀 들리지 않게 한다. 이런 전통은 13세기 독일과 프랑스 유대인들에 의해 처음 시작되었다. 그들은 이런 전통은 신명기 25:19절 에 근거한다고 한다: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주어 기업으로 얻게
하시는 땅에서 네 하나님 여호와께 서 너로 사면에 있는 모든 대적을 벗어나게 하시고 네게 안식을 주실때에 너는 아말렉의 이름을 천하에 서 도말하지니라 너는 잊지 말지니 라. 부림절에 어떤 유대인들은 자신의 신발 바닥에 하만 이름을 쓰고 걸을 때마다 하만을 경멸하기도 한다.

(부림절에 벤 예후다 거리에서 만난 중세의 기사 모습으로 분장한 유대인들)

2. 에스더 9:2절에 기록하기를 “ 서로 예물을 주며 가난한 자를 구제하라” 기록된 말씀에 근거하여 이웃에게 음식을 선물하고 가난한 자를 구제하는 일에 동참한다. 이웃에게 보내는 음식 꾸러미를 미슐로아흐 마노트라고 한다.

3. 구제하는 일은 가난한 두 사람에게 선행을 해야 한다.

음식 또는 그에 상응하는 돈으로 구제하기도 한다. 회당에서는 일반적으로 구제 연보를 하여 부림절에 가난한 사람에게 나누어준다.

4. 부림절 만찬은 세우다트 푸림이라 부른다.

부림절 만찬에 중요한 것은 포도주를 마시는 일이 다. 부림절에 포도주 마시는 것이 중요한 것은 유대인의 구원이 포도주를 마시는 중에 이루어졌 기 때문이다. 탈무드에 따르면, 부림절에 포도주를 마시는 양은 저주를 받을 하만과 복을 받을 모르드개 사이를 구분할 수 없을 때까지 포도주를 마시라고 권한다. 다시 말하면 포도주에 취하 여 곤드레가 되도록 마시라는 것이다. 그러나 알코올 소비가 많고 포도주 중독을 우려하여 나중에는 부림절에 포도주를 마시는 양은 평소보다 조금 더 마시고 평안한 중에 잠을 들라고 권한다.

많은 유대인들은 부림절을 하루 앞둔 아달월 13일에 금식한다. 부림절 금식은 에스더 9:31-32절에 근거한다: 정한 기한에 이 부림일을 지키게 하였으니 이는 유다인 모르드개와 옹후 에스 더의 명한 바와 유다인이 금식하며 부르짖은 것을 인하여 자기와 자기 자손을 위하여 정한 바 가 있음이더라. 에스더의 명령이 이 부림에 대한 일을 견고히 하였고 그 일이 책에 기록되었더라. 부림절 금식을 처음으로 주장한 사람은 8세기 랍비 아가이 가온 (Achai Gaon)이다. 부림절이 안식일과 겹치면 금식은 목요일에 금식한다. 금요일에는 안식일과 다가올 부림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안식일을 포함하여 유대인들이 절기마다 갖는 만찬은 가족과 친지들이 모여 단순히 음식을 먹 는 이상의 종교적인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안식일 식탁과 부림절 식탁에서도 그들은 그 날과 그 날의 의미를 반복하여 묵상한다. 그리스도를 배제한 채, 그리스도인들에게 하나님께 감사드릴 좋은 식탁은 추수 감사절 뿐인 것 같다. 매 주일마다 하나님의 은혜를 따라 우리에게 구원을 베푸시고 하나님의 자녀 되게 하신 것을 진정으로 감사를 드리고 기뻐한다면, 매 주일 그리스도인들 가정마다 기쁨의 주일 만찬을 갖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일년에 추수감사절 하루만 아니라 매 주일마다, 모든 성도 가정에서 온 가족이 모여 하나님께 진정으로 감사를 드리는 식탁이 계속되면 그리스도인의 자녀 교육과 가정의 평화는 저절로 이루어질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의 약속 안에서 가정과 교회와 세상은 더욱 화목해 질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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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성 수산에 한 유다인이 있으니 이름은 모르드개라 저는 베냐민 자손이니 기스의 증손이요 시므이 의 손자요 야일의 아들이라

[2] 모르드개가 푸르고 흰 조목을 입고 큰 금면류관을 쓰고 자색 가는 베 겉옷을 입고 왕의 앞에서 나오니 수산성이 즐거이 부르며 기뻐하고 유다인에게는 영광과 즐거움과 기쁨과 존귀함이 있는지라

[3] 유다인 모르드개가 아하수에로 왕의 다음이 되고 유다인 중에 존대하여 그 허다한 형제에게 굄을 받고 그 백성의 이익을 도모하며 그 모든 종족을 안위하였더라.

Rev. Joo Seob Lee (678) 640-6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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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sistant Professor of Historical Geogra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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