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콜레스테롤 / 나쁜 콜레 스테롤

  ‘좋은’ 콜레스테롤, ‘나쁜’ 콜레스테롤 

 

 체중의 8%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혈액은 심장에서 1분에 약 5리터씩 방출되어 1분도 지나기 전에 온 몸을 한 바퀴 돌며 60조 개나 되는 세포들에 양분과 산소를 공급해 주고 다시 심장으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우리 몸에서 혈액이 흐르는 혈관의 길이는 모세혈관까지 모두 합쳐 약 10만Km 정도로 지구 둘레의 두 바퀴 반이나 되는 상상을 초월하는 길이입니다. 따라서 건강한 생활을 위해서는 혈관이 청결하게 유지되어야 합니다.

수 도관이나 가스관이 오래 되거나 잘못 관리되면 녹이 스는 것처럼 피가 흐르는 혈관에도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과 같은 끈적끈적한 물질이 붙어 쌓일 수 있습니다. 특히 콜레스테롤이 과도하게 존재하면 동맥혈관 벽에 쌓여 혈관이 좁아지며 혈액이 원활하게 흐르지 못하게 되어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콜레스테롤(cholesterol)은 지질의 일종으로 세포막의 성분이 되며, 호르몬이나 소화에 필요한 답즙산 그리고 비타민 D 등을 만드는 데 필수적인 물질로 약 25%는 음식물을 통해 섭취되고, 75% 정도는 간에서 만들어져 공급이 됩니다.

콜레스테롤은 지질이기 때문에 혈액 속에 녹아서 운반이 되지 못하고 단백질로 둘러싸여 혈액을 통해 이동합니다. 이렇게 지방과 단백질이 결합되어 만들어지는 물질은 지단백(지방단백질, lipoprotein)이라고 부르는데, 지단백은 입자의 크기가 작아 밀도가 높은 고밀도 지단백(HDL, high-density lipoprotein)과 입자 크기가 커서 밀도가 낮은 저밀도 지단백(LDL, low-density lipoprotein)으로 구분이 됩니다.

HDL은 혈관 벽에 붙은 콜레스테롤을 분리하여 간으로 운반해 노폐물로 배출시켜 심장질환의 위험성을 낮추어주기 때문에 ‘좋은’ 콜레스테롤이라고 부릅니다. 그에 비해 LDL은 간으로부터 혈관을 통해 세포로 운반되는 과정에서 혈관에 플라크(plaque)를 형성해 동맥벽에 쌓여 심장질환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나쁜’ 콜레스테롤이라고 부릅니다. 동맥 내에 LDL이나 중성지방이 많이 쌓이게 되면 피가 제대로 흐르지 못하는 동맥경화증이 발생하고, 이 지방들이 잘게 부서져 혈전으로 혈관 벽에 붙게 되면 혈관이 좁아져 심근경색증이나 협심증, 뇌졸중 등의 심혈관질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혈관과 혈액의 청결 정도는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로 측정할 수 있는데, 건강검진의 혈액검사에서 총콜레스테롤은 200mg/㎗, HDL 콜레스테롤 60mg/㎗ 이상, LDL 콜레스테롤 130mg/㎗ 미만이 건강이 양호한 정상 A로 판정이 됩니다.

HDL 의 경우 혈액 중의 수치가 40mg/㎗ 미만이면 심혈관질환 위험, 40~60mg/㎗은 적정 수준 그리고 60mg/㎗ 이상이면 심혈관질환 위험을 감소시켜 주는 것으로 판정됩니다. 그에 비해 LDL 수치는 190mg/㎗일 경우 위험 수준, 130~159mg/㎗이면 주의, 130mg/㎗ 이하면 정상으로 판정이 됩니다.

HDL이 1㎎/㎗ 증가하면 향후 10년 안에 심혈관질환이 발생할 위험은 3%씩 낮아지지만 LDL 수치는 1mg/㎗ 높아질 때 심혈관질환 발생 확률은 2%씩 높아진다고 합니다. 이는 LDL 수치를 줄이는 것 이상으로 HDL 수치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혈관을 깨끗하게 유지하려면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를 80-220mg/㎗로 유지하며, LDL 수치는 낮추고 HDL 수치는 높여야 합니다. HDL 수치가 높은 사람이 치매나 암에 걸릴 위험도 크게 낮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일상에서 좋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를 위해서는 식습관이나 과체중, 흡연과 과음, 운동 부족, 유전적 요인 등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식 습관에서는 LDL을 많이 함유한 음식물 섭취의 자제와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의 섭취가 제안되고 있습니다. LDL이 많은 음식으로는 지방이 많은 육류, 소시지, 햄, 크림치즈, 기름에 튀긴 음식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 섭취를 위한 균형 있는 식단의 음식들로는 식물성 기름이나 견과류, 참치나 고등어 등의 등 푸른 생선, 미역, 저지방 가공유, 요구르트, 야채나 과일, 알리신을 함유하고 있는 마늘 등이 권장되고 있습니다.

과체중을 피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신체질량지수[BMI=체중(Kg)/키의 제곱(m2)]를 20~24의 적정 체중으로 유지하려 노력해야 합니다. 적당한 운동은 HDL을 증가시켜 혈관 이상의 위험을 크게 감소시켜 주는데, 일주일에 5회 30분 이상 걷는 ‘530 걷기’를 실천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HDL 수치에 크게 영향을 주는 흡연의 경우, 금연을 하면 혈중 HDL 수치가 금연 전에 비해 평균 2.4㎎/㎗가 상승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흡연의 영향은 담배를 피우는 양보다 흡연 기간이 더 높게 작용하고,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더 높게 나타난다고 합니다. 유전성으로 나타나는 고콜레스테롤증은 자손에게 유전될 수 있기 때문에 위 사항들에 더욱 유념할 필요가 있습니다.

양분과 산소의 운반 통로인 혈관의 청결 유지를 위해 ‘좋은’ 콜레스테롤 수치는 높이고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려면 콜레스테롤과 일상생활의 관계에 대한 이해는 물론 올바른 식생활과 좋은 습관을 실천하는 의지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도 인식해야 합니다.

방재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