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급성심근경색 환자 증가 -가슴 통증 30분 이상 지속되면 응급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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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급성심근경색 환자 증가
-가슴 통증 30분 이상 지속되면 응급상황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하는 이 시기 조심해야 할 질환으로 급성심근경색이 손꼽힌다. 2017년 유럽심장학회지에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낮 최고 기온이 낮은 11월부터 2월까지 겨울철에 급성심근경색증의 발병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2018년 미국내과학회지(JAMA)에 발표된 자료에서도 급성심근경색증의 발병은 저온, 저기압, 강풍 그리고 낮은 일조량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히고 있다. 

 

심장은 우리 몸에서 살아있는 동안 한 번도 쉬지 않는 가장 부지런한 기관 중 하나다. 하루 약 10만 번의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는 심장에 산소와 에너지를 공급하는 혈관이 바로 관상동맥이다. 관상동맥은 나이가 듦에 따라 동맥경화 과정을 통해 협착과 폐색이 오게 되고 이것이 허혈성 심질환을 일으킨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허혈성 심질환으로 진료를 했던 환자수는 2011년 75만명에서 2015년 86만명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급성 심근경색증 환자는 2013년 7만 6000명에서 2015년 8만 8000여명으로 증가했다. 

 

허혈성 심질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급성관상동맥 증후군’이라 불리는 급성심근경색증이다. 급성심근경색증은 급사, 돌연사를 유발할 수 있고 치료가 늦어진다면 심각한 심부전으로 진행돼 좋지 않은 예후를 보일 수 있는 중요한 질환이다.

 

이러한 급성심근경색증이 겨울철에 많은 발병하는 이유는 기온이 떨어짐에 따라 혈관이 수축되고 동맥경화반이 불안정해지며 만들어진 혈전이 혈관을 막기 때문이다. 

 

급성심근경색의 가장 중요한 증상은 흉통과 호흡곤란이다. 흉통은 주로 운동 및 감정적 스트레스를 받는 것과 관계가 있는데 오르막길이나 계단을 오를 때 또는 갑자기 심한 육체적 활동을 시작할 때 유발된다. 통증은 가슴 중앙에서 시작되고 찌르는 날카로운 통증보다는 조이는 둔탁한 통증이 특징이다. 

 

이런 흉통 및 호흡곤란이 휴식을 취하면서 호전되면 안정형 협심증이지만 휴식 중에도 통증이 생기거나 30분 이상 통증이 지속되고 강도가 세진다면 급성심근경색증으로 발병할 수 있는 상태로 빨리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 특히 식은땀을 흘리거나 안색이 창백해진다면 심기능 저하에 따른 순환부전 상태이므로 응급치료를 받아야 한다.

 

급성심근경색은 무엇보다 빠른 진단과 치료가 환자의 예후 및 돌연사 방지에 가장 중요하다. 관상동맥이 폐색돼 흉통이 시작되면 약 2시간 이후부터 심장근육의 괴사가 시작되고 시간이 지체될수록 심장근육은 회복 불가능 상태로 빠져들게 된다. 

 

급성심근경색의 위험인자는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흡연, 과체중 등이 있다. 나이도 중요한 위험인자로 40대 이후부터 가파른 유병율 상승을 보인다. 특히 가족력이 중요해 가까운 가족 중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의 병력이 있는 경우, 젊은 나이부터 위험인자를 교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겨울철 심장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안전하게 운동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능하다면 실내에서 운동하고 여건이 안 된다면 이른 새벽시간은 피하고 일조량이 많아지는 따뜻한 낮 시간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외출시에는 내복을 착용하고 체온의 80%는 머리를 통해 나가기 때문에 귀마개, 모자, 마스크 등을 착용한다. 유산소 운동, 빨리 걷기, 가벼운 조깅, 수영 등 실외 운동은 1시간 이내로 하는 것이 좋다. 

 

박하욱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돌연사의 많은 원인인 급성심근경색증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질환으로 무엇보다도 금연,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의 관리 등을 통해 1차적으로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겨울철에는 야외활동시 보온에 유의하고 신체활동 전후 충분한 준비운동 및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고 흉통이 휴식을 해도 사라지지 않는다면 응급실을 방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