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다(Masada)
거대한 크기의 궁전, 곡식 창고, 목욕탕, 그리고 수로 시설은 헤롯에 의해서 완성된 당시의 화려한 생활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요세푸스의 기록에 따르면 마사다는 헤롯이 적의 공격에 대비하여 유사시 도피처로 만든 요새였다. 로마의 건축에 따라 궁전을 포함하여 헤롯이 건축한 요새는 마사다 외에 알렉산드리움(Alexandreion), 마케루스(Machaerus), 키푸로스(Kypros), 헤로디움(Herodium)이 있다.
주전 4년 헤롯이 사망함으로 헤롯의 건축 공사는 중단되었다. 헤롯의 사망 후 로마에 의해 마사다가 함락되기까지의 70년은 마사다에서 발견된 동전을 통해 그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 헤롯의 후계자로 유대 왕이었던 헤롯 아켈라우스의 통치 10년(6 AD)로부터 로마의 통치 말기인 66년까지의 흔적을 알 수 있다. 요세푸스의 기록에 따르면, 열심당원(Sicarii)는 로마에 저항하기 위하여 마사다를 차지하였다.
아브월 9일에 예루살렘 성전은 파괴되었고 사실상 로마의 유대 땅 점령은 종료되었다. 하지만 성전이 파괴되므로, 극단적인 유대인들과 자유를 염원하던 유대인들의 소요를 모두 잠재울 수는 없었다. 유대인들은 로마의 통치에 저항하여 극도로 거부 반응을 보였고, 고립된 지역으로 들어가 지속적으로 로마에 저항하였다. 그러므로 로마 군대는 71년 예루살렘 남쪽 헤로디움을 함락하였고 점차적으로 요단 동편으로 진출하여 마케루스를 함락한 후에 최후로 마사다를 공격하기에 이르렀다.
엘리에젤 벤 야이르의 연설에 따라 로마의 최후 공격이 있기 전, 10명을 제비 뽑아 남은 남자들의 목을 졸라 죽음에 이르도록 하였다. 그리고 한 명은 남은 아홉 명으로 하여금 죽음에 이르게 하였다. 그리고 최후로 한 사람은 자결하였다. 이 사건은 2천년 전인 73년에 일어난 사건으로 그 날 밤에 죽은 사람들의 수는 모두 960명이었다.
로마에 저항하여 마사다로 피신했던 열심당원들은 공동 회집 장소와 토라를 읽을 장소가 필요했다. 그래서 열심당원들은 이전, 헤롯 때에 건축된 본래 마구간을 회당으로 개조하였다. 회당으로 내부 개조된 구조는 구석의 작은 공간은 토라를 보관하는 장소이며, 그니자(genizah-훼손된 토라를 보관하는 장소)로도 이용되었다. 이곳 바닥에서 에스겔서에 기록된 마른 뼈가 일어서는 예언이 조각으로 발견되었다. 마사다에서 발견된 회당은 2차 성전 시대의 가장 오래된 회당 가운데 하나이다.
마사다 중앙에서 약간 서쪽으로 헤롯의 서쪽 궁전(western palace)이 발견되었다. 근처에서 곡식 창고, 목욕탕, 북쪽 궁전, 그리고 서쪽에서 마사다로 접근하는 통로가 있다. 서쪽 궁전은 요세푸스의 기록에 나타나지 않는다. 이곳은 헤롯이 마사다에 거할 때, 그가 머물던 궁으로 판단된다. 마사다의 건축에서 마지막으로 세워진 서쪽 궁은 규모가 가장 크다. 궁 안에는 연회실(reception halls), 개인 방(private rooms), 서비스 실(sevice rooms), 창고(storage rooms), 그리고 수비대들의 방으로 구성되었다. 궁전 설계는 남쪽으로 입구가 있는 큰 방이 딸린 안마당(courtyard)를 중심으로 그 둘레에 개별적인 방들이 지어진 형태로 건축되었다. 연회실과 안마당은 붉은 색 칠한 두 개의 열주와 검은 색 칠한 두 개의 사각형 벽에 의해서 구분되었다. 안마당의 벽들은 회칠하여 하얀 대리석처럼 모방하였다. 연회실의 벽들은 화려하게 채색되었다. 벽 한쪽 면에 접한 바닥에서 닫집(canopy)이 발견되었는데 아마도 그곳은 왕의 보좌나 장식품을 두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이같이 연회실과 같은 중앙을 중심으로 한 건축은 그리스의 전형적인 건축 양식으로 그리스 로마 전역에서 발견되는 보편적인 건축 양식이었다. 여리고에서 발견된 헤롯의 겨울 궁전 역시 같은 양식으로 지어졌다.
궁전 바닥은 매우 아름다운 모자이크로 장식되었다. 목욕탕의 바닥 모자이크는 아마도 헤롯 왕 개인을 위해 만든 것으로 사각형의 목욕탕 안에 또 하나의 사각형이 있는 구조로 지어졌다. 한 쪽 벽면에는 등잔을 둘 수 있도록 작은 삼각형 구멍을 낸 벽감도 발견되었다. 궁전 근처에 있는 창고는 아마도 귀중품을 보관했던 곳으로 궁에 필요한 물건을 공급했을 것이다. 궁전에 필요한 물 저수조도 발견되었다.
위에 언급한 모든 건물들은 서쪽 궁전 만을 위해 건축된 것으로 마사다에 건축된 모든 건물들은 모두 자체적으로 충당하였다.
벽을 장식하거나 화려하게 채색하는 것은 헬라-로마 시대에는 일반적이었다. 이런 예술적인 기술은 당시의 문헌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 그 중에 가장 중요한 기록은 1세기 당시 건축가요 기술자였던 비투르비우스(Vitruvius)이다. 비투르비우스는 당시 보편적인 건축 예술에 대하여 자신의 책인 건축(de Architectura)에 기록하였다. 비투르비우스는 프레스코(fresco) 곧 젖은 회를 바른 벽에 채색하는 작업에 대하여 세코(secco) 곧 채색하여 화려하게 색칠한 젖은 벽을 말리는 방법에 대해 여러 가지 방법을 자세히 기록하였다. 일차적으로 벽은 여러 번 회반죽을 바른다(plaster). 그리고 그 위에 대리석 가루를 섞은 회반죽을 얇게 바른다. 이것은 색칠을 하기 쉽게 벽 표면을 부드럽게 하는 것이다. 물감을 물에 타고 아직 젖어 있는 회반죽 칠한 벽에 색칠하면 색갈이 쉽게 회반죽에 스며들고 벗겨지거나 지워지지 않는다. 후대에 들어 세코(secco)의 방법은 다양하게 발전되었고, 비투르비우스의 기록에 첨가되었다. 새로운 방법은 젖은 벽에 색을 칠한 것이 아니라 벽이 마른 상태에서 색감을 섞어 만든 접착제를 마른 벽에 매우 고운 붓으로 칠하는 방법이었다.마사다의 헤롯 궁전 벽에서 발견된 예술적인 기술은 비투르비우스(Vitruvius)가 기록한 방법과 유사하다. 이런 방법은 로마 제국 전체의 궁전이나 저택에서 발견된다. 많은 벽은 물결 무늬를 그려 대리석 모양을 표현했으며 벽의 아래 부분은 화려한 채색으로 장식하였다. 궁전의 일부인 목욕탕은 다른 곳에 비하여 습도가 많기 때문에 프레스코의 기술이 잘 표현되고 더욱 요구되는 장소이다.
헤롯에 의해 건설된 프레스코에서는 어떤 동물의 형상도 발견되지 않는데 이는 성경에 어떤 형상도 만들지 말라는 계명을 지키기 위한 노력 또는 유대 종교인들의 반감을 불러일으키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마사다와 같은 요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음식, 물, 그리고 무기이기 때문에 마사다 전체 지역에 이런 것들을 보관하기 위한 시설은 몇 군데에 건설되었다. 헤롯 시대에 완성된 창고는 당시의 일반적인 건축 양식을 따라 지어졌다. 직사각형 모양으로 30 x 4m의 직사각형 모양의 건물을 나란히 건축했으되 , 지붕이 있지만, 창문은 없는 구조로 지어졌다.
창고에는 양식과 음료수는 히브리어 또는 그리스어로 생산자의 이름이 씌어진 큰 토기에 보관되었다. 수입 토기(amphora)에는 담겨진 물건, 생산 장소, 언제 선적되었는지에 대한 내용 이 기록되었다. 이런 토기에는 일반적으로 포도주, 기름, 물고기 생산품, 건과류, 맥주, 땅콩 종류, 꿀을 저장하였다. 토기에 기록된 지명은 포도주 또는 올리브 기름 기타 여러 생산품들에 대한 주요 생산지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가 되며 아울러 유대와 주변 국가들과의 무역 관계도 알 수 있다. 마사다에서 발견된 많은 수입 토기(amphora)는 이태리 남부 (포도주와 사과)와 스페인 남부 (생선 소스로 유명)에서 수입된 것으로 같은 종류의 토기가 헤로디움, 여리고, 키푸로스, 예루살렘에서 발견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