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우 씨가 2일 경기도 가평군 신천지 평화의궁전 정문 앞에서 "딸을 돌려달라"며 소리치고 있다.
“이만희 교주는 내딸을 돌려달라”
신천지 궁전 앞 엄마의 외침
“딸이 신천지에 빠져 2년째 가족과 연락을 끊고 산다. 딸이 어디서 무얼 하며 살고 있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 코로나19에 감염돼 죽어가는 우리 자녀들을 살려 달라”.
신천지 이만희 교주가 2일 기자회견을 연 경기도 가평군 ‘평화의궁전’ 앞. 27세 딸이 신천지에 빠져 연락이 안 되고 있다는 이연우(54)씨가 이곳을 찾아 취재진을 향해 호소했다. 1인시위 중인 이씨 손에는 ‘사이비 신천지 가출된 자녀들 코로나 검진받게 하라’고 써진 팻말이 들려 있었다.
이씨에 따르면 딸 진이씨는 2013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치고 서울 잠실에 있는 한 직업체험관에서 아르바이트했다. 진이씨는 그곳에서 신천지 추수꾼으로 활동하던 한 여성을 만나 언니라고 불렀다. 추수꾼은 정통교회에 몰래 들어가 일반 성도들을 속이고 신천지로 끌어들이는 신천지 신도들을 말한다.
딸에게 접근한 여성은 친언니처럼 진이씨를 챙기며 마음을 얻은 후 정체를 드러냈다. 성경공부를 하러 가자며 꾄 것이다. 그 뒤 진이씨는 변했다. 이씨는 “딸은 신천지에 빠지기 전까지 착했다. 정통교회를 다니는 나와 종교문제로 다툰 적도 없었다. 하지만 신천지에 빠진 이후 가족과 관계를 끊었고 2년 전 신천지 집단 속으로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씨는 “딸이 전화번호도 바꾸고 연락이 끊겼다”면서 “신천지 측 배후가 조종하는 대로 꼭두각시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어떻게 부모와의 인연을 끊을 수가 있나. 신천지 측은 매뉴얼대로 가출한 아이를 조종해 이 사태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딸이 죽었는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전혀 알 길이 없어 이곳에라도 나와 신천지를 상대로 시위를 해보려 했다고 말했다. 이씨가 시위에 나선 지는 벌써 3년째다. 하지만 여전히 딸의 행방을 알 수가 없다.
이씨는 이날 이 교주의 기자회견 내내 ‘이만희는 듣거라. 너만 코로나 검진받았냐. 가출된 자녀들이 코로나19 검진을 받을 수 있게 하라’ ‘딸을 돌려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가평=글·사진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