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동안 무엇에 매여사나?

 

 


인생 80년의 시간

                     

   2012년 세계인구보고서(한국어판)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수명은 84.0세로 세계 8위, 남성은 77.3세로 세계 26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평균수명이 80대로 진입하면서 사람답게 살아가는 ‘웰빙(Well being)’, 사람답게 죽는 ‘웰다잉(Well dying)’과 함께 사람답게 늙어가는 것을 의미하는 ‘웰에이징(Well aging)’이라는 말이 풍미하고 있습니다.

 

   영국 리버풀대학의 노인 심리학자 브롬리(D. B. Bromley)는 우리의 삶에서 ‘인생의 4분의 1은 성장하며 보내고, 나머지 4분의 3은 늙어가며 보낸다.’라고 했습니다. 평균수명을 80년으로 볼 때 60년을 늙어가며 보낸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평생의 시간을 어떻게 소비하며 지내는 것일까요?

 

   영국의 타블로이드 신문 ‘더 선(The Sun)’지에 평균수명을 80년으로 보았을 때 일생동안 어떤 일에 얼마의 시간을 소비하며 지내는지 활동별로 비교한 기사가 게재된 바 있습니다. 이는 영국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결과로 문화가 많이 다른 우리 일상과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많을 수 있고, 세대에 따라 소비하는 시간의 패턴도 크게 다를 수 있지만 그 경향을 살펴보는 것은 무척 흥미 있는 일이라 생각됩니다.

 

   평균수명 80년은 시간으로 계산해보면 701,280시간이 됩니다. 이는 24시간(하루) X 365일X80년 = 700,800시간에 윤달인 해 20년의 24시간 X 20년 = 480시간을 더하면 그리됩니다.

 

 



   보도에 따르면 <표>에서처럼 일로 지내는 시간이 26년(227,760시간)으로 가장 길게 나타났고, 아침에 깨어날 때마다 부족하다고 느끼는 잠자는 시간은 평균 25년(239,000 시간)으로 2위였습니다. 일하는 시간과 잠자는 시간을 합쳐보면 평생 시간의 64% 가까이 됩니다. 이는 하루 24시간에서 15시간 반이 넘는 시간으로 우리가 하루에서 쓸 수 있는 나머지 시간은 8시간 반 정도라는 것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TV를 보는 시간이 10년으로 하루 시간으로 따지면 3시간 이상으로 3위로 나타났고,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양분의 공급을 위한 식사나 간식을 하는 시간이 52,560시간(6년) 으로 4위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전화 통화 시간이 4년으로 그 뒤를 잇고 있는데, 이는 하루 중 1.2시간을 전화통을 잡고 지내는 것을 보여줍니다. 스마트폰 사용이 확산되고 있는 현실에서 그 시간은 훨씬 더 길어질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화장실에 가는 시간이 3년으로 6위로 나타났으며, 특별한 생각 없이 지내는 시간과 화를 내며 지내는 시간이 2년으로 같게 나타난 것도 재미있는 현상입니다.

 

   남성과 여성에서 차이를 보이는 것은 우선 부엌에서 일하는 시간으로 여성이 2년 5개월, 남성은 1년 3개월로 차이를 보였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문화적 차이에 따라 그 시간은 여성이 영국보다 더 길 것으로 추정이 됩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외모를 가꾸는 몸단장 시간(거울을 보는 시간)이 여성의 경우 평생 136일로 남성의 46일에 비해 3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그에 비해 좋아하는 이성을 바라보는 데 평생 들이는 시간은 남성이 1년인 데 비해 여성은 0.5년 으로 2배의 차이를 보이는 것도 흥미로운 사실입니다.

 

   아쉽게도 조사 항목 중 미소 짓는 시간은 88일로 꼴찌로 나타났습니다. 미소 짓는 시간을 하루에 10분씩 더 가진다면 1년에 3,650분, 약 60시간으로 2.5일 정도가 됩니다. 이는 40세인 사람이라면 80세까지 약 100일로 조사에서 나타난 평생의 시간보다도 더 많은 시간이 됩니다.

 

   이렇듯 우리 삶은 평소의 시간 관리에 대한 마음가짐에 따라 크게 변할 수 있습니다. ‘행복하기 때문에 웃는 것이 아니라 웃기 때문에 행복해진다.’는 말도 있습니다. 진정으로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주변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인생 80년의 시간에서 그동안 지내온 시간에 집착하지 않고 앞으로 맞이할 시간의 효율적인 관리에 대해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필자소개> 방재욱: 충남대학교 교수

양정고. 서울대 생물교육과 졸/ 한국생물과학협회, 한국유전학회, 한국약용작물학회 회장 역임/ 현재 충남대학교 교수, 한국과총 대전지역연합회 부회장. 대표 저서 : ‘생명너머 삶의 이야기’, ‘생명과학의 이해’, ‘세포유전학‘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