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감 넘치는 글귀로 삭막한 도심 청량제 역할 – 광화문 명물 광화문 글판


 













 


정감 넘치는 글귀로 삭막한 도심 청량제 역할
大山 제안 1991년 1월 시작 
광화문 명물 광화문 글판

 

늘 바쁘게 지나치는 사람들로 가득한 서울의 중심 광화문 사거리. 그 가운데 사람들의 발걸음을 잠시 붙들고 미소짓게 하는 것이 있다.

바로 교보생명빌딩 외벽에 걸린 가로 20m 세로 8m의 ‘광화문 글판’이다. 화려한 네온사인도 아니고 간판에 짧은 글 몇줄이 쓰여있을 뿐이지만 광화문 글판은 23년째 광화문을 지나는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1년에 네 번,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옷을 갈아입으며 시의성 있고 정감어린 글귀로 많은 시민들의 마음 속 휴식처가 되어 온 광화문 글판.

광화문의 명물로 자리잡은 광화문 글판은 1991년 1월 대산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의 제안으로 처음 얼굴을 내밀었다.

첫 문안은 ‘우리 모두 함께 뭉쳐 경제 활력 다시 찾자’였다. 지금의 광화문 글판 문안과는 글의 내용과 디자인 면에서 사뭇 다르다. ‘훌륭한 결과는 훌륭한 시작에서 생긴다’(1994년 1월), ‘나라경제 부흥시켜 가족행복 이룩하자’(1997년 1월) 등 초기의 문안은 직설적인 메시지가 주로 담긴 표어와 격언이 대부분이었다.
 

표어·격언 위주의 광화문 글판은 1998년 시심(詩心) 담은 감성적인 모습으로 바뀌었다. IMF 외환위기로 고통과 절망을 겪는 이들이 많아지자 대산은 1997년 말 “기업홍보는 생각하지 말고, 시민들에게 위안을 주는 글판으로 운영하자”고 제안했다.

이듬해 봄 고은 시인의 ‘낯선 곳’에서 따온 ‘떠나라 낯선 곳으로 그대 하루하루의 낡은 반복으로부터’(1998년 2월)라는 문안이 걸리면서 광화문 글판에 시심(詩心)이 녹아들었다. 교체시기도 계절의 변화에 맞춰 한 해 4번으로 정례화했다.
 

교보생명은 글판의 사회적 기능과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광화문 글판 문안 선정위원회’를 설치했다. 사회 각계각층의 오피니언 리더들로 구성된 임기 2년의 선정위원들은 문안의 소재를 발굴하고 후보작을 심의, 선정하는 일을 한다.

시민들의 의견을 대변함으로써 광화문 글판이 교보생명만의 일방적인 생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을 위한 글판으로 발전해나갈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언)
 






































글 보낸이: Jinjung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