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은총 ‘함께’의 마음으로 팬데믹 너머 희망을 열어가자” [국제신학연구원 주관 특별좌담] 역사 속에서 길을 묻다

이영훈(왼쪽) 목사가 27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 제2교육관의 한 스튜디오에서 김형석(가운데) 민경배 교수와 함께 팬데믹 시대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길을 역사 속에서 찾아보는 ‘위기와 희망, 역사 속에서 길을 묻다’ 좌담을 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시련=은총

‘함께’의 마음으로 팬데믹 너머 희망을 열어가자”

[국제신학연구원 주관 특별좌담] 역사 속에서 길을 묻다

 

< 참석자 >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

민경배 백석대 석좌교수

사회=이영훈 목사 (여의도순복음교회)

 

팬데믹 시대를 지내는 요즘 한국교회와 사회의 미래를 위해 우리가 성찰해야 할 점은 무엇일지 묻는 말에 김형석(101) 연세대 명예교수는 “성경이 주는 교훈은 하나님의 섭리를 따라 인류에게 주어진 자연법칙을 선한 방향으로 사용하면 축복이 되지만 하나님의 뜻을 거역하면 그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것”이라며 “하나님이 주신 축복을 더 많은 이의 행복으로 이끌어가라는 것이 성경의 교훈인데 이를 역행해 인류가 파괴되고 있다”고 말했다.

 

민경배(87) 백석대 석좌교수도 “코로나19 창궐도 결국은 피조물인 인간이 하나님과의 경계선을 허무는 등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어겼기 때문”이라며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회복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국제신학연구원(원장 김한경 목사)은 27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 제2교육관에서 특집프로그램 ‘땅끝까지 복음을’을 진행했다. 이영훈 목사가 사회를 보고, 두 교수가 대담자로 나섰다. 주제는 ‘위기와 희망, 역사 속에서 길을 묻다’였다.

 

기독교 신앙에 뿌리를 둔 백세 철학자로서 한국 근대사와 함께 기독교 역사를 누구보다 가까이서 지켜봤을 김 교수는 지난 삶 속에서 체득한 혜안을 다음세대에게 전했다. 한국교회사 분야의 권위자인 민 교수가 신학적 성찰을 담아 첨언했다.

 

이 목사가 한국이 역사 속에서 마주했던 위기와 그 속에서 찾은 희망은 무엇인지 물었다.

 

김 교수는 “한국 역사의 뿌리는 3·1운동에서부터 시작한다”면서 “3·1운동 이후 우리 국민은 가족 중심에서 국가 중심의 사고로 변화했다”고 진단했다. 또한 “3·1운동을 계기로 전 국민에게 배워야 산다는 교육열이 생겼고, 이 교육열이 민족의식과 함께 오늘의 한국을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해외 선교사를 통해 하나님께서 모든 이에게 자유와 행복의 권리를 주셨다는 기독교 신앙이 한국에 뿌리내리며 오늘의 한국이 됐다”고 말했다.

 

현재의 팬데믹 시대 극복을 위해 역사로부터 배워야 할 신앙의 자세는 무엇일까.

 

김 교수는 물려받은 재산이 많아 큰 어려움 없이 평생을 산 한 노인의 일화를 소개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그 노인은 평생 재산관리만 하며 고통 없이 안주하는 삶을 사느라 인생을 오히려 잃어버렸노라고 고백했다. 김 교수는 “고생 없이 살아온 이에게 과연 삶이 행복했는지 물으면 쉽게 보람 있었다 답하지 못하는 걸 보며 평안한 삶이 축복만은 아닌 것 같다”면서 “한국도 강대국 사이에서 시련을 겪어왔기에 지금과 같은 문화와 민족적 유산을 남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시련을 극복하며 값진 삶을 살게 하시려는 것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섭리”라면서 “시련을 하나님의 은총으로 받아들이고 희망을 버리지 말고 나아갔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민 교수는 “1895년 콜레라가 창궐했던 한국은 서양 선교사들이 보인 예수 사랑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며 “고통과 죽음의 공포를 기독교인은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하신다는 임마누엘의 신앙으로 극복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시대를 지나며 한국교회는 사회의 비판도 받았다. 김 교수는 그 원인을 교리 중심의 신앙관에서 꼽았다. 김 교수는 “교회는 신앙을 모든 인간이 받아들일 만한 진리 곧, 예수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교회는 하나님 나라를 소망하게 사람들을 이끌고, 하나님 나라를 위해 존재하는 것에 목적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한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는 크리스천 일꾼을 세상에 많이 내보내는 교회가 돼야 그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민 교수는 “기독교 신앙의 정수는 교회가 안에서 불타는 내연의 신앙으로 외연인 사회에서 열매를 맺는 것”이라면서 “순수한 신앙을 가진 이들이 교회의 중추가 돼 희망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두 교수는 한 목소리로 “기독교 정신이 살아있는 한 희망이 있다”란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우리가 가진 정신적인 저력, 즉 민주주의와 기독교 신앙을 교회가 꾸준히 지켜준다면 그 어떤 민족이나 국가보다 한국은 희망적이라 본다. 교회가 안에선 생명력을, 밖으론 창조력을 키워나가야 한다.”(김 교수)

 

“하나님이 택한 백성이란 생각과 하나님 주신 사명감으로 전 세계를 위해 일하는 한국교회가 돼야 한다.”(민 교수)

 

이 목사는 대담을 마치며 “두 교수님의 신학적 혜안과 철학적 사고가 젊은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될 것”이라며 “다음세대가 현재의 어려움을 헤쳐 나가고 하나님 주신 귀한 사명을 감당하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