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교회의 외국인 한국어 말하기 대회

1670919929255.jpg

가운데 흰머리 노인이 원우현 장로 

온누리교회의

외국인 한국어 말하기 대회

 글보낸이: 원우현 장로

원우현 박사는 고려대학교 명예교수,온누리교회 사역장로, 몽골국제대학교 총장겸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학부 교수, 그리고 그의이름앞에는 수많은 단체 장의 직함이 붙지만 그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직함은 75세에 하나님으로부터 부름받은 몽골 선교사다.

 

2022년 12월 11일 낮 12시, 코로나로 인해 3년 만에 다시 열린 온누리교회 한국어 말하기 대회장에 발을 디뎠다.

건물의 지하 한 구석, 여기저기 물건을 쌓아놓은 좁은 공간은 외관을 수려하게 장식한 서빙고 본관과는 딴판이다.온누리교회로 밀려드는 각 기관의 성도들을 다 소화하지 못하기에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것인가? 벌써 몇 년째 한글학교가 제대로 된 공간에 자리할 수 있는 해답을 본부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 날의 한국어 말하기 발표자만 해도 베트남, 몽골,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중국, 러시아, 캄보디아, 콩고 등 여러 나라에서 한국에 일하러 온 근로자 또는 학생들이다. 이들에게 한글 공부방을 손님을 대접하듯 잘 마련해 줄 필요가 있다는 데는 이론이 없을 것이다.

예수님이 탄생하시고 누울 자리가 없어서 말구유에 누우셨던 것처럼, 예수님이 땅 끝까지 모든 족속을 제자 삼으라고 하셨는데도 이 땅을 찾아온 외국인들을 마구간 같은 쪽방에서 한글을 배우게 하다니… 한국어 말하기 대회가 있는 연말이면 심사위원으로 그 자리를 찾아가는 것이 죄송한 마음이다.

 

대회가 시작되었다. 초급, 중급, 고급반으로 나누어서 최선을 다하여 발표하는 그들의 열정에 나는 속에서부터 절로 나오는 감탄사를 연발했다. 정확성, 유창성, 다양성을 기준으로 발표력과 간증적 내용과 이야기의 다양성을 평가했다.

그들의 한국 생활의 처절함을 토로하고 주님의 사랑을 간증하는 이야기가 이어졌다. 시련 속에서도 소망을 갈구하는 마음속 깊이 숨겨져 있던 이야기가 분출되기 시작하니 청중은 감동의 도가니 속에서 숨을 죽이는 분위기였다.

그런 와중에도 한국어의 미숙에서 오는 발음과 표현의 일탈이 재미도 있게 들렸다. 예컨대, '할레루야'를 '할리루야', '성경'을 '순기여', '기도'를 '기또', '함께'를 '한 개', '두 명'을 '두 면', '이혼'을 '이옹', '선생님'을 '신신님', '음악 활동'을 '음마 활동', '학위'를 '학귀', '석사학위'를 '서사하위', '멀리'를 '머리', '꼭잡아 주셨다'를 '꽃잡아 주셨다', '덕분에'를 '더분에' 등등.

이국 생활의 곤경과 주님을 갈망하는 찢어지는 가슴, 그리고 행복한 미래 생활에 대한 소망 등에 대해, 혀는 조금 둔해도 마음을 다해서 쏟아내는 한 명 한 명 발표자들의 얼굴에는 예수님의 광채가 비치는 듯했다. 그러한 한국어 말하기 경연장에서는 발음의 오차 따위는 그냥 녹아서 없어지고 말았다.

특별순서로 카자흐스탄 어린이가 부른 애국가와 중국에서 공부하러온 대학생들이 부른 ‘은혜’라는 찬송이 어우러지면서 감동은 더욱 고조되었다.

나는 심사위원장으로 대회 심사평을 마무리하면서 그들에게 잠언 22장 4절을 암송하라고 했다.

“겸손과 여호와를 경외함의 보상은 재물과 영광과 생명이니라.” 재물을 찾아 한국 땅을 밟은 그들이 무엇보다도 먼저 겸손하고 여호와를 경외하는 삶을 살기를 부탁했다.

한국어를 배우고 익숙해지면 그들이 성경을 읽고 예배를 드리고 예수님께서 예비하신 영원한 나라의 생명책에 자신의 이름이 기록되는 것을 한국의 시민권을 얻는 것보다 더 사모하라고 권했다. 그러면 재물과 영광이 따르고 영생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고 힘주어 강조했다. 그들의 눈동자가 반짝였다.

 

원우현 장로는 80세를 넘긴 노 학자이다.

그의 20편의"역경의 열매" 에세이를 KCC 칼럼 란에 계재하고 있다.

KCC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