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 그것은 의무이다. – 마커스 아울렐리우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서기 121년에 태어나 60세에 세상을 떠난 인물입니다. 고교 교과서에서 이양하의 ‘페이터의 산문’을 통해 소개됐지요?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으로 유명한 그 사람입니다. ‘명상록’은 우리나라에서도 수많은 번역가에 의해 번역됐지만, 서양에서도 최고의 명저로 꼽힙니다. 미국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1, 2년에 한 번은 꼭 이 책을 읽는다고 합니다. 

    

아우렐리우스는 재위 기간의 절반을 전장에서 보냈습니다. 다뉴브 강에서 게르만 족과 대치하며 틈틈이 지혜의 글을 썼던 것이지요. 로마에서는 동생과 귀족들이 황제 자리를 노렸고 폭군인 아들 콤모두스도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기를 기다렸지요. 폭군 아들의 이야기를 바탕 삼은 영화가 바로 러셀  크로가 주연한, 가슴 뜨끈한 명화 《글래디에이터》이고요. 아우렐리우스는 적개심과 모함, 시기와 질투, 음모가 가득한 주변을 이성(理性)으로 포용한 황제였습니다. 요즘 같이 미움과 불신이 팽배한 사회에서 그의 글을 통해 마음을 가다듬는 것은 어떨까요?

    

“다른 사람의 마음은 잘 몰라도 그렇게 불행하지는 않다. 하지만 자기 마음을 모르면 불행해진다.”

    

“편지를 쓸 때는 소박하게 쓸 것, 나를 모욕하고 무례한 짓을 하는 자들에 대해서 마음을 풀고 융화할 수 있는 기풍을 기를 것.”

    

“당 신이 어떤 사람의 염치없는 행동 때문에 화가 나면 이렇게 자문해보라. ‘이 세상에 염치없는 사람이 존재하지 않을 수 있는가?’ 그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불가능한 일을 기대하지 말라. 그 또한 이 세상에 반드시 있어야 할 염치없는 사람들 중 하나이다. 악한이나 신의 없는 사람, 그 밖의 잘못을 범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생각하자. 이들도 꼭 있어야 할 사람들이라는 것을 깨달으면 그들에게 보다 관대해질 수 있다. 자연은 우리에게 악행뿐 아니라 그에 반대되는 미덕도 같이 주었으니, 무례한 사람을 위해서는 친절을, 어리석은 사람을 위해서는 관용을 해독제로 준 것이다.”

    

“서로를 개선하든지 아니면 포용하라. 내 이해 관계의 척도로 누군가의 선악을 논하지 말라. 다른 사람의 악행은 그냥 그곳에서만 머물게 하라. 소문이 나를 어떻게 비난해도 내 본질은 변함이 없다. 비난을 퍼붓는 사람들에게마저 친절히 대하라. 한 점에 불과한 우리가 화해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그와 똑같아지지 않는 것이 가장 고상한 형태의 복수다. 상대의 잔인함에는 온유로, 악행에는 치유책으로 맞서라. 황당하고 분하더라도 그를 용서하는 것이 의무다.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았다면 내 탓이라고 생각하자. 화를 내는 것은 연극배우에게나 어울리는 일이다. 타락의 늪에 빠진 사람조차도 기꺼이 사랑하라. 내 잘못을 바로 잡아주는 사람이 있다면 받아들여라. 사람을 사귐에 있어 위선을 피하고 진실로 대하라.”  

 

글쓴이: 이 성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