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러내심, 그것이 복입니다.
리브가가 집으로 달려가서 이야기를 하자 오라비 라반이 달려 나와 아브라함의 종에게 이릅니다. 라반이 누이 리브가가 찬 고리와 팔찌를 보고 리브가로부터 아브라함의 종이 리브가에게 한 말을 듣고 달려갔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라반이 아브라함의 종을 집으로 영접해 들이고 약대의 짐을 부리고 짚과 보리를 약대에게 주고 아브라함의 종과 그 종자에게 발 씻을 물을 주고 음식을 차려 대접합니다. 라반은 굉장한 부자가 왔다고, 횡재가 굴러들었다고, 대박을 맞았다고 신이 나 있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 때 아브라함의 종은 말씀드리기 전에는 먹지 않겠다 하면서 자신은 아브라함의 종이라는 것과 아브라함이 어떻게 자기를 보내게 되었는지를 자세히 말합니다. 또 우물가에 이르러 물 길러 나오는 처녀에게 물을 좀 달라고 청하면 그 처녀가 자기에게 물을 줄 뿐 아니라 낙타에게도 물을 길어준다면 그 처녀는 여호와께서 정하신 이삭의 배필이라고 기도하였더니 기도를 마치기도 전에 리브가가 나왔고 리브가에게 물을 좀 달라고 하였더니 리브가가 기도한 그대로 자기에게 물을 줄 뿐 아니라 낙타에게도 물을 길어 주었으며, 더구나 뉘집 딸이냐 물었더니 바로 아브라함의 동생 나홀의 아들 브두엘의 딸이라 하니 이는 여호와께서 한 치의 틀림도 없이 인도하신 것이라 이에 하나님을 찬양하고 경배하였노라고 진술합니다. 그리고 이제 당신들이 리브가를 나를 따라 이삭의 아내로 보내실 것인지 아니 보내실 것인지 대답해 달라고 요청합니다.
그러자 라반과 브두엘은 이 일이 여호와로 말미암은 것이라면 자기들은 뭐라고 할 수 없다면서 리브가를 데리고 가서 여호와의 뜻대로 이삭의 아내가 되게 하라고 대답합니다. 그제야 아브라함의 종은 땅에 엎드려 여호와께 절하고 낙타에 싣고 온 은금 패물과 의복을 꺼내어 리브가와 리브가의 오라비와 어머니에게도 줍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아브라함의 종은 자기의 주인에게 빨리 가야겠다고 바로 떠나겠다고 하고, 리브가의 가족들은 리브가를 열흘만이라도 머물며 이별하도록 하게 해 달라고 하는 작은 승강이가 벌어지고, 리브가가 바로 따라 나서겠다고 하는 작은 소동이 있은 다음 리브가는 “우리 누이여 너는 천만인의 어미가 될찌어다. 네 씨로 그 원수의 성문을 얻게 할찌어다.” 하는 가족의 축복 속에 아브라함의 종을 따라가게 됩니다. 그리고 가나안에 이르러 이삭을 만나 이삭의 아내가 됩니다. 그리고 이삭이 모친의 상사후에 위로를 얻었더라고 맺음으로써 이삭이 어머니 사라가 죽은 다음 3년 동안 슬픔에 잠겨 있다가 아내를 얻은 기쁨을 얻었다는 사실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창세기 24장은 무려 67절에 이르는 긴 이야기를 여기에 할애하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 속에는 나이 든 아들을 장가도 못 보내고 사라가 죽은 다음 아들 이삭의 혼처를 놓고 하는 아브라함의 맹세, 한 번 하나님을 따라 나선 자는 절대로 세상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단호한 결단이 들어있고, 주인을 목숨을 걸고 섬기는 종의 충성이 들어있고, 하나님의 예비하심과 한 치도 틀림없는 인도하심, 그리고 불러내심을 받은 자의 결단들이 들어 있습니다. 참으로 감동적인 장면들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자들의 삶은 우리 인간적인 육신의 눈으로 볼 때는 결코 복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불러내신 또 한 사람, 아브라함의 종을 따라가서 이삭의 아내가 된 리브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브라함이나 사라나 이삭이나 리브가나 그들 모두는 광야에서 떠돌다 광야에서 죽었으며, 나이 늙도록 아들을 낳지 못 했으며, 늦게 낳은 아들의 혼사도 보지 못 하고 죽었으며, 때로는 고통스러웠고, 위험했고, 외로웠고, 슬펐으며, 많은 사람들이 세상살이 속에서 즐기는 소위 인생의 재미나 낙도 누리지 못 했습니다.
그들은 거의 아무것도 이룬 것 없고 아무것도 해놓은 일이 없었습니다. 그저 하나님의 부르심을 따라 이끌려 나와 일평생 광야에서 살다가 아들 하나 남겨놓고 죽은 것 뿐입니다. 그러나 성경은 그들을 복된 자, 복의 근원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하나님 앞에서 산 것이 복입니다. 그리스도의 계보에 속한 것이 복입니다. 그리스도에 속한 것이 복입니다. 그렇습니다. 그것이 복입니다. 아무 공로, 아무 이루어 놓은 것, 아무 열매 없어도 그것이 복입니다.
이 응 한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