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제목이 좀 으스스하죠?^^ 공포영화는 아니구요, 항일운동을 다룬 영화입니다. 1930년대 서울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요. 흑색단이라는 항일무장단체가 총독부에 비밀첩자를 두고 활동을 하는데 그 첩자를 ‘유령’이라고 부릅니다. 상해에서 흑색단과 유령을 적발해서 인정받고 서울에 새로 부임한 경호대장 카이토는 흑색단이 총독 암살 작전을 계획한 것을 눈치채고 유령을 잡기 위해서 의심이 가는 5명을 외딴 호텔에 가두고 심문을 시작합니다.
경호대장 카이토입니다. 매우 잔인하고 목표를 위해서 물불을 가리지 않는 사람이지요
총독부 통신과 감독관 쥰지입니다. 일본인 아버지와 조선인 어머니를 두고 있고 원래 경무국에 있었다가 좌천되었구요, 카이토와는 오랜 라이벌 관계입니다. 자신이 유령을 잡기 위해 온힘을 다하면서도 오히려 유령이라는 의심도 받고 있는 묘한 인물이지요
암호문 해독 담당 천과장입니다
암호문 기록 담당 박차경입니다. (이하늬는 코믹연기하는 모습만 보았었는데 이렇게 진지한 역도 잘 하더군요^^)
정무총감 비서 유리코입니다. 물론 조선인이구요. 그리고 통신과 직원이 한명 더 있는데 존재감이 없어요 (포스터에도 사진이 안나올 정도입니다.) 아무튼 이렇게 5명이 잡혀가서 심문을 받게 되지요. 서로 의심도 하고 보호도 하면서 호텔을 빠져 나올 계획을 하게 되고, 취임식 때 총독을 암살하려는 흑색단과 그것을 막고 오히려 흑색단을 색출하기 위해 함정을 판 일본군 사이의 대결도 펼쳐지게 됩니다. 치열한 두뇌싸움, 화려한 액션, 예상외의 반전, 뛰어난 연출과 연기력 등이 어우러진 괜찮은 영화입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관객수가 적었던 이유를 생각해봤는데 코믹요소가 너무 없어서 그랬나 싶네요)
극 후반부에 흑색단이 섞여 있는 조선인 군중들 앞에서 일본군 장교가 자수를 권유하며 연설을 합니다. 이렇게 말하지요. “잠시만 냉정하게 거리를 두고 객관성이라는 것을 가져봅시다. 조센진들, 니들이 지킬 나라라는 것이 어디있나? 망해서 사라진지 10년이 넘은 나라 관뚜껑 붙잡고 아직도 뭘 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이제는 죽은 나라 제삿밥이나 잘 챙겨주고 눈을 뜨고 현실을 살아! 하나된 조국으로 하나된 미래를 그려라. 황국에 충성을 바쳐라!”
저는 이 연설을 들으면서 하나님 나라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 나라를 위해 살아간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독립운동과 같거든요. 아무리 교회가 힘을 잃은 것 같아도, 세상이 강해보여도 그 나라에 대한 소망을 잃지 않고 그 나라와 의를 구하며 살아가는 것이니까요. 그 장교의 연설이 교회를 향해서 그냥 세상과 타협하고 살라며 위협하고 유혹하는 목소리처럼 들리더라구요.
하지만 흑색단원들은 당연히 투항하지 않았습니다. 목숨을 걸고 동지를 지키며 임무를 완수하지요. 그 과정에서 생명을 바치기도 하구요.
우리들도 이 세상에서 흑색단입니다. 그리고 세상에 잠입해 있는 유령이지요. 세상이 조롱하고 비웃더라도 그 나라를 소망하며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솔직히 흔들릴 때도, 넘어질 때도 많습니다. 하지만 함께 걷는 동지들이 있기에 그리고 우리를 붙잡아 주시는 성령님이 계시기에 다시 일어나 걸어가지요. 영영 오지 않을 줄 알았던 대한민국 독립이 찾아왔듯이 하나님 나라가 임할 것입니다. 그 소망을 잃지 말고 힘을 내어 그 날까지 뚜벅뚜벅 걸어가자구요.
장영기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