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목사였군요….”

 

‘나는 죽어 마땅하다’


 

주일인 25일 ‘(2014- 5-25)조광작’이란 이름이 포털 검색어 순위 상위에 올라 있었다. 한 주가 시작되는 26일 오전까지 그랬다. 지난 23일부터 네티즌 주요 검색어는 조광작이었다. 이를 클릭하면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부회장 조광작 목사의 ‘망언’에 관한 기사가 수천개 나온다. 조 목사가 지난 20일 한기총 임원회의에서 세월호 참사로 인한 희생 학생을 폄훼했기 때문이다.

“가난한 집 애들이 설악산이나 경주 불국사로 수학여행을 가면 되지, 왜 배를 타고 제주도를 갔느냐”는 요지의 발언을 한 것이다. 조 목사는 언론에 이 사실이 알려지고 “안타까운 마음에서 한 말”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미 구설의 차원을 넘어 ‘세치 참사’가 돼버리고 말았다. 그 주일 오후. 한국 장자 교단의 한 노(老) 목사와 얘기할 기회가 있었다. 그는 ‘조광작 목사’를 알지 못했다. 교계 기자들 역시 아는 이가 드물었다. 한데 조 목사는 ‘단 한마디’로 한국 교계 지도자 목사 중 한 사람이 됐다. 조 목사는 만년에 목회자가 되어 서울 송파구에 교회를 설립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한기총 부회장’이라는 타이틀만 없었다면 그다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위치도 아니었다. 그는 한기총 부회장 39명 중 한 사람이다. 가입 교단의 대표성 있는 인물에게 부회장직이 주어지는데 조 목사만 색다르게 ‘북한어린이’를 대표(?)한다. 그는 24일 부회장직을 사퇴했다.

그보다 앞서 ‘서세원 목사’라는 포털 인기 키워드도 조 목사 건과 유사했다. 그는 아내 서정희씨에게 폭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았다. 그가 목사 아닌 코미디언 서세원이었으면 ‘연예기사’가 됐을 것이다. 그러나 목사라는 타이틀이 붙자 휘발성이 되어 성직에 대한 네티즌의 부메랑이 됐다.

“그들이 목사였군요….”

열다섯 나이에 목사 되기를 서원했던 노 목사는 말이 없었다. 그저 부끄럽다는 듯 허공을 응시했다.

예언자 나단이 수치스러운 짓을 일삼는 다윗을 비유로 책망했다. 부자가 자기의 많은 양떼 중 한 마리를 잡기 싫어 가난한 사람의 양 한 마리를 빼앗아 자기 손님을 대접하는 얘기다. 이 얘기를 들은 다윗이 분개하며 말한다. “그런 불의한 사람은 죽어 마땅하다”고 말이다. 그러자 나단이 대놓고 다윗에게 말한다. “임금님이 바로 그 사람입니다.”

‘내가 죽어 마땅하다’고 자복해야 하는 것이 오늘의 한국 교계가 아닌가 싶다.

종교기획부 전정희 선임기자 jhj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