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고발 다큐 영화 "나는 더 이상 게이가 아닙니다" 제작 후기 <2>

 

김광진 영화감독 – 아무도 자신의 참혹한 미래를 모른다! ② 
 

 

 

동성애 고발 다큐 영화 <나는 더 이상 게이가 아닙니다> 제작 후기

 

우리 사회가 동성애의 정확한 실태에 대해 축소 왜곡, 침묵함으로써 

동성애자들은 자신들이 정확하게 알 권리를 박탈당하고 있었다. 

 

어제 하루 종일 동성애 상담을 하느라 너무도 피곤하다고 말하면서도 그의 목소리는 찬양 앨범처럼 낭랑하고 부드러웠다. 

그는 5세 때 공중 화장실에서 낯선 남자에게 당한 성 추행이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고 말하면서 잠시 미간을 찌푸렸다. 동성애자로 살고 있었지만 가족들에게조차 밝히지 못하는 것에 대한 죄책감, 그리고 많은 파트너를 만날수록 커져만 가는 상실감은 그로 하여금 수 차례 자살을 시도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는 지금은 무려 아홉 명의 자녀를 낳고 그야말로 대가족의 가장으로 행복을 누리고 있었다. 그의 만남을 통해 난 동성애는 회복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그 누구도 동성애자로 태어나지 않았음도 알게 되었다. 그의 이야기는 책으로 발간되어 많은 동성애자들에게 치유의 희망을 주고 있었다. 

 

진실에 눈을 뜨다 

 

동성애를 나쁘다고만 하는 것보다 동성애를 탈출한 사람들의 간증이 효과적일 것 같았다.  그래야만 무조건적인 혐오와 정죄(定罪)가 아닌, 그 삶에 깊게 빠져 살았던 사람들의 직접적인 인터뷰를 통해서 관객들이 보다 정확한 동성애의 실체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선 동성애자에서 이성애자로 돌아온 사람들을 ‘엑스 게이’(Ex-gay) 라고 호칭한다. 예전에 동성애자였단 뜻이다. 그런데 요즘 ‘엑스 엑스 게이’(Ex-ex-gay)의 뉴스가 많이 나온다. 즉 이성애자로 돌아왔다가 다시 동성애자로 돌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도대체 왜 그런 것일까? 

 

대부분이 육체의 유혹을 이기지 못해서 다시 동성애자가 되는 케이스가 많았다. 내가 만났던 한 게이는 남성 간의 항문 성교는 이성과의 관계에서는 느낄 수 없는 쾌감을 주기 때문에 소위 ‘몸이 당기는’ 현상을 참기 어렵다고 했다. 동성애를 끊었다고 간증한 얼마 후 다시 동성애자로 돌아가는 경우가 있었고, 일부 탈(脫)동성애자들의 회복 이야기는 믿을 수가 없었다. 

검증된 탈(脫)동성애자들의 사례를 찾는 것이 생각보다 어려웠고, 또 그들의 탈출 이야기를 어느 정도 수위에서 말해야 하는지도 어려운 문제였다. 국민들의 인식을 바꾸려면 누구나 보고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어야 했고, 실태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전달과 함께 예방에 대한 교육 방안까지 다뤄야 하기 때문이다. 

 

영화 <나는 더 이상 게이가 아닙니다>를 제작하면서 3가지 사항을 주된 목적으로 갖고 만들었다. 첫째 교회 안에 너무도 많은 동성애자들이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이들이 이야기하지 않고 밝히지 않았던 것뿐이지, 분명 많은 동성애자들이 교회 안에 있었다. 그래서 이들에게 진실된 동성애의 실체를 알려주고 싶었고, 회복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싶었다. 

둘째는 바로 교회와 크리스천들이 동성애에 대한 정확한 실태와 상황들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우리가 무엇을 위해서 싸우는지도 모르면서 동성애를 맞선다는 것은 힘겨운 일이다.  많은 목회자들이 동성애에 대해서 너무도 무지했다. 

셋째, 바로 동성애자들이 동성애에 대해서 너무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이 사회가 동성애의 정확한 실태에 대해 축소, 왜곡 또는 삭제를 함으로써 동성애자들은 자신들이 정확하게 알 권리를 박탈당하고 있었다. 에이즈가 만성질환이라 믿고 있는 동성애자들이 많았고, 그 무서움을 모르기에 특히 어린 청소년들이 단돈 3만 원에 ‘바텀 알바’(항문 성관계 매춘)라는 일에 뛰어들고 있었다. 

2016년 1월 유튜브를 통해 처음 다큐멘터리를 공개한 후 지금까지 조회 수가 46만 건에 육박하고, 사람들이 이 영화를 통해서 동성애의 그 무서운 실태를 알게 되었다. 그것은 동성애 상담 증가라는 놀라운 열매를 맺고 있다. <계속>

 

 

김광진 영화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