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4개국서 선교 사역, 한인교회 목회자·리더 4인 “중동지역 한인 성도 돌보며 현지인 간접 선교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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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의 한인교회 목회자와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이슬람 속 한인교회’의 사명을 말했다. 요르단한인열방교회 황외석, 두바이순복음교회 진현우, 카타르한인교회 이상헌 목사, 쿠웨이트한인연합교회 이범재 장로, 중동선교회 홍계현 본부장(왼쪽부터).송지수 인턴기자

 

중동 4개국서 선교 사역, 한인교회 목회자·리더 4인

 

“중동지역 한인 성도 돌보며 현지인 간접 선교 모색”

 

중동에선 종교적으로 이슬람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저명한 선교 연구가인 패트릭 존스톤은 아랍의 무슬림에 대해 “모든 무슬림의 단 25%를 차지할 뿐이지만 그 언어와 세계관의 영향력은 대단하다”고 ‘세계 교회의 미래’에서 밝혔다. 하지만 레바논을 비롯해 요르단 이라크 이집트 시리아 팔레스타인 등에선 기독교의 역사가 이어지고 있다. 이 땅에 교회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명백한 오해다. 수많은 교회가 존재하며 최근엔 무슬림의 기독교 개종 사례가 빈번하다. 한인교회들도 곳곳에 세워져 ‘코리안 디아스포라’의 선교 사명을 다하고 있다. 중동선교회 본부장 홍계현 목사는 “1970년대 중동 건설 붐과 함께 시작된 한인교회는 이 지역을 향한 하나님의 특별한 관심 가운데 이뤄진 놀라운 섭리”라고 말했다. 최근 방한한 중동 4개국 한인교회 목회자들을 지난 22일 서울 은평구 은평제일교회(심하보 목사)에서 만났다.

 

진현우(62) 두바이순복음교회 목사=한인을 대상으로 목회활동을 하고 있다. 한인 기독교인들이 이곳에서 신앙생활을 잘할 수 있도록 돕고 섬기는 데 주력한다. 이곳 한인교회에선 아랍에미리트(UAE) 정부로부터 종교 비자를 취득한 목회자들이 합법적으로 예배를 드리고 있다. 두바이에만 한인교회 5개가 있으며 아부다비에도 3개가 있다. 교회는 현지 성공회교회를 임차해 예배를 드린다. UAE는 다른 이슬람 국가에 비해 개방된 것처럼 보이지만 자국민에 대한 포교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정부가 허가한 종교부지(NECK)에서 벗어나 예배를 드리면 불법으로 간주한다. UAE 인구 900만명 중 800만명이 외국인이다. 전 세계 120개국에서 온 외국인을 위한 외국인교회가 다수 존재한다. 인도와 필리핀 교회의 규모가 특히 크고 중국교회도 증가하고 있다. 외국인 교회는 모두 종교부지에서 예배를 드린다.

 

황외석(43) 요르단한인열방교회 목사=우리 교회는 14년 전 수도 암만에 설립됐다. 한인들 중에는 주재원이 많다. 교인 중에도 3∼4년 정도 머물다 귀국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이곳에 머물며 건강한 신앙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목회의 주안점이다. 요르단은 전 국민의 95%가 무슬림이며 5%는 기독교인이다. 다른 이슬람 국가에 비해 현지 기독교인 비율이 높은 편이며 5개의 현지 개신교단이 존재한다. 한인교회도 3개가 있는데 모두 현지 개신교단을 통해 비자를 받아 합법적으로 활동한다. 최근 요르단에는 시리아와 이라크 난민이 몰리고 있다. 이 중 이라크 난민은 시리아 난민과 달리 상당수가 기독교인이다. 이들은 고대 니느웨로 알려진 모술에 거주하다가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의 박해를 피해 난민이 됐다. 우리 교회는 이들을 도울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또 요르단의 경우 자국 무슬림에 대한 전도만 금하고 있어 난민 무슬림에 대한 직접 선교도 가능하다.

 

이상헌(43) 카타르한인교회 목사=30여년 전 현대건설 크리스천 직원들이 숙소에서 모임을 가진 게 우리 교회의 출발점이다. 현재 200명 정도 모인다. 카타르 전체 한인의 20%에 해당하는 규모다. 교인들이 2∼3년마다 바뀌고 있어 성도들이 흔들리지 않는 신앙을 유지하도록 힘쓰고 있다. 카타르는 종교적으로 아라비아반도의 다른 국가들에 비해 다소 개방적이다. 인구 250만명 중 88%가 외국인으로 이 중 인도인이 가장 많다. 교회는 이들 외국인 선교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카타르 현지인에 대한 직접적 선교는 어렵기 때문에 제3국 교회들을 돕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범재(56) 쿠웨이트한인연합교회 선교위원장·장로=담임은 윤상원 목사로 이번에 한국에 오지 못했다. 우리 교회는 올해 창립 38주년이다. 중동 전체로 볼 때 최초의 한인교회다. 건설업체 직원들이 쿠웨이트에 교회를 세우면서 시작됐다. 그중 한 분이 순복음부천교회 차군규 목사다. 우리 교회 성도 수는 250명으로 이곳 전체 교민의 10%를 차지한다. 중동 지역의 다른 한인교회처럼 NECK에서 예배를 드린다. NECK에서는 86개국 교회들이 365일 예배를 드릴 정도로 왕성한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윤 목사는 올해 부임해 목회와 선교의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 교회는 재정의 20%를 선교비에 할당하고 있는데 앞으로 그 비율을 높일 예정이다. 교회의 선교활동은 국내외 선교사들을 돕는 간접 사역과 쿠웨이트에서 활동 중인 외국인 교회 등과 협력하는 일이다. 쿠웨이트도 UAE나 카타르와 비슷하게 자국인에 대한 포교는 금하고 있다. 교회의 우선적 사역 목표는 한인 기독교인들이 믿음을 굳게 해서 한국으로 돌아가게 하는 데 있다.

 

4명의 목회자와 장로는 한인목회를 담당하는 입장이지만 선교적 비전도 품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중동선교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닫힌 것은 아니라며 한국교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중동이나 아랍이라고 하면 무조건 이슬람의 땅으로만 여기는데 사실은 기독교의 땅이었다는 점을 기억해 달라고 했다. 황 목사는 “중동 기독교인들은 소수로 살고 있지만 수 세기 동안 신앙적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며 “중동도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땅이라는 것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