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9일부터 13일 까지 코스타리카 산 호세에서열린 한인연합감리교회 선교대회에 강사로 초청된 이순영 캄보디아 선교사가 2번에걸처 전한 메시지중 캄보디아 이야기이다.
어느나라 어느지역에 보내어지던 선교에 앞서 그나라 그지역에 사는 사람들을 이해하고 알아 가는것이 얼마나 중요 한가를 체험을 통해 말해 주고 있다.(편집자 주)
아 캄보디아!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마28:19-20).”
캄보디아에서 사역하고 있는 이순영 선교사입니다. 캄보디아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
저는 작년(2017년) 6월25일에, 가족과 함께 처음 캄보디아에 도착했던 날을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미국에 있는 큰 공항에 익숙했던 저에게 프놈펜 국제공항은 그저 조그만 시내버스 터미널 같았습니다. 이삿짐을 한아름 가지고 입국장을 빠져나오니 저희 가족을 먼저 기다린 것은 훅~하고 들어오는 후덥진 날씨와 매캐한 거리의 매연이었습니다.
차를 타고 도로에 들어서니 눈 앞에 펼쳐진 것은 상상 그 이상이었습니다. 중앙선을 넘는 차들과 셀 수 없이 밀려드는 오토바이들, 그럼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무심히 길을 건너는 아이들과 사람들. 오토바이 한대에 6명이 타고, 조그만 자동차에선 8-9명이 나오는 마법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저희 가족이 주위를 둘러보며 놀라워하자, 저희 가족을 마중나온 Esther선교사님는 이렇게 말하며 환영해 주었습니다.
“Welcome to Cambodia, the country of wonder and surprises. You’ll be surprised every day!”
정말이지 저에겐 매일매일이 놀라움의 연속이었습니다. 마치 제가 70-80년대 성룡영화속에 있는듯한 느낌이었습니다. 한번은 가족과 함께 시아누크빌지역에 갔을때 외식을 하려고 식당 거리에 들어갔었습니다. 식당 간판이 크메르어가 아니라 영어로 되어 있어서 단번에 저의 가족의 시선을 붙잡았습니다. 첫번째 보이는 식당의 이름이 “Delicious” 식당이었고, 두번째가 “Nice Food” 였고, 그 다음이 “See you again” 식당이었습니다. 정말 이름을 이렇게도 지을 수 있구나. 참 재미있게도 이름을 지었다 생각했습니다. 딸들에게 어느 식당이 좋겠냐고 하니까 피자 모양의 그림도 붙어있고 해서 Delicious식당이 좋겠다고 합니다.
테이블이 딱2개 있는 작은 식당이었습니다. 저희 4식구가 들어가니 부엌에 불이 켜지고 분주해 지기 시작했습니다. 식당 주인 아저씨가 좀 퉁명스럽게 보였지만, 의외로 영어도 하고 유머스럽기까지 했습니다. 저희 식구들은 무엇을 먹을지 몰라 메뉴를 한 참 뒤적이기에 제가 무슨 음식이 가장 맛있냐고 주인아저씨에게 물어보게 되었습니다. 왜냐면 Delicious 식당이니까 말이지요.
“What is the most delicious food here?” 하고 물으니 주인아저씨가 당연하다는 듯 말합니다.
“More expensive, More delicious!”
우문현답 이었습니다. 저는 제일 비싼 햄버거(4불)을 시키고 딸들과 아내는 피자와 파스타를 시켰습니다. 맛은 있었습니다. 가격이 싸서 더 맛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돈을 지불하고 나오려는데, 눈앞에서 아까부터 통통한 쥐 두 마리가 부엌근처에서 왔다 갔다 하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주인 아저씨가 무안 하더라도 얘기해 주어야 할 것 같아서 제가 한마디 나지막하게 했습니다.
“I see a rat running around your kitchen area. Not one, there are two.”
그러자 주인아저씨는 당연하다는 듯 아까 그 표정으로 대답하셨습니다.
“No problem. When it’s hot inside, they come out!”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며 같이 웃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캄보디아라는 나라를 조금씩 알아가며 이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서서히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왠지 이 사람들을 더 알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이 사람들을 좋아 할 수 있겠다 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루는, 늘 다니던 5거리 도로를 운전하고 가는 길이었습니다. 신호등도 없고 출퇴근 시간엔 늘 한이 없이 기다려야 하는 프놈펜 중심가 5거리 도로였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그동안 제가 놓치고 있었던 부분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복잡하다면 최고로 복잡한 이곳에서, 무질서 하다면 최고로 무질서하게 보이는 이곳에서, 그동안 저는 경적소리를 들어보지 못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무질서의 최고봉이라 할만한 이곳에서 저는 어떤 “질서”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 것입니다.
자동차의 윈도우를 내려봐도 차들의 엔진소리만 들릴뿐, 신호등도 없이, 교통순경도 없이, 차들은 물이 흐르듯 가고 서고를 하는 것입니다. 나중에 캄보디아 친구에게 저의 이 경험을 나누며 그 이유를 물어보니, 그는 저에게 이렇게 이야기 해 주었습니다.
캄보디아인에겐 특별한 것이 있다. 그것은 존중과 용서이다.
“There is something special in Cambodian national character. That’s “Respect” and “Forgiveness.”
제 친구는 이 두가지 단어로 제 질문에 대한 답을 설명해 주었습니다. 존중과 용서. 이것은 캄보디아 사람들 속의 DNA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천년이 넘는 역사와 전통속에서 타인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몸에 배어있는 나라입니다. 서로 인사 (쏨빼아, 두손을 모아하는 인사)하는 것만 보아도 이것을 경험할 수 있게 되지요.
그리고 또 하나의 특징이라면, 아픈 근대사를 온몸으로 겪으며 익힌 용서에 대한 부분입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캄보디아는 1960년대부터 오래동안 내전이 이어져 왔습니다. 급기야 1975부터 있었던 카메르 루즈 통치기간에는 전인구의 20%, 약 200만명이상이 죽임을 당했던 킬링필드의 시기가 있었습니다. 같은 민족끼리 죽고 죽였던 아픈 과거를 가슴에 품고 깊은 슬픔을 가지고 있는 민족입니다. 하지만 캄보디아 인들은 복수심에 사는 사람들이 결코 아닙니다. 잘못했을때 용서를 구한다면 그 용서를 받아주는 너그러운 사람들이 캄보디아인 입니다. 존중과 용서. 이 두가지 특징이 혼잡한 5거리에서도 보여지는 것이라고 저의 캄보디아 친구는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캄보디아는 비록 불교국가이지만, 그 어느 기독교 국가 보다 복음을 잘 이해하고 받아 들일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왜냐면 기독교야 말로 용서의 종교이기 때문입니다. 선교사로서 희망을 갖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주어진 선교의 사명을 순종해 나가다 보면, 하나님의 정확한 때에, “모든 입이 예수 그리스도를 주라 시인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빌2:11)” 그날이 올 줄로 믿습니다.
제가 사역하고 있는 캄보디아라는 나라를 좀 더 소개 해 드리겠습니다.
캄보디아는 지도에서 보듯이 아시아에 인도차이나 반도 중앙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오른쪽으로는 베트남, 왼쪽으로는 태국, 위로는 라오스가 있습니다. 마치 대한민국이 여러 나라에 둘러싸여 있듯이 이 나라도 그러 하여서, 역사적으로 이웃나라들로부터 많은 침략을 당한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크기는 오클라호마주 보다 조금 작고, 대한민국(남한)보다 조금 큽니다.
인구는 약 1천6백만명입니다. 한국이 5천만명이나 되는데 그것에 비하면 인구 밀도는 그리 높지않은 편입니다. 인구의 특징이라면 전체인구의 약50%가 22세이하인 매우 젊은 나라라는 점입니다. 물론 전에 말씀드린 킬링필드와 내전으로 인한 영향이 있겠습니다.
날씨는 전형적인 열대지방 날씨입니다. 크게 건기와 우기로 나뉘게 되는데, 5월부터 11월까지 우기이고, 12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는 건기입니다. 요즘엔 우기 시즌이라 비가 자주 오는데, 한번 오면 하늘이 뚤린것 같이 비가 내려서 물이 빠지지 않아, 때론 홍수가 나곤 합니다. 습도는 전반적으로 1년내내 매우 높은 편입니다.
종교를 보자면 캄보디아는 불교국가 입니다. 1989년에 불교로 국교를 정한 후 현재까지 인구의 95%이상이 불교인으로서 불교의 전통과 관례를 따르고 있습니다. 인구의 약 2%는 이슬람을 믿는 무슬림들이고, 약 1.5%가 기독교인들인데 이 수는 천주교인도 포함한 수 입니다.
이 캄보디아에 저희 연합감리교회는 1980년대부터 UMCOR(재해구호위원회)를 통해 킬링필드와 카메루즈 시기 이후에 나라 재건을 위한 일을 돕기 시작했습니다. 1990년대부터, 파송 선교사를 보내기 시작해 현재 7명의 교단 파송 선교사와 13명의 현지인 스텝이 선교사역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지난 20여년간 소외된 여성들을 위한 교육과 생계형 맞춤지원사역, 거리의 어린이들을 위한 사역, 교육을 이어갈 수 있도록 장학금 사역, 농업을 통한 커뮤니티 개발사역, 신학교 사역, 캄보디아 교단 설립을 위한 연합사역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마28:19-20).”
예수님의 지상명령이지요. 이것은 명령인 동시에 고귀한 약속입니다. 주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약속입니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선교에 문이 앞에 있다면 주저함 없이 열고 나아가십시다. 주님의 약속 믿고 나아가십시다. 캄보디아에도 주님의 푸르고 푸른 계절이 오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아멘.
Rev. Andrew Lee(이순영 선교사)
Country Coordinator for the Methodist Mission in Cambodia
www.umccambodia.org | Ministry Website
www.dreamcambodia.org | Family Blog
Global Ministries | The United Methodist Church
KCC News 권 문 웅 기자 moonk206@gmail.com